전화에 휩싸인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의 고난은 "오로지 탈레반 때문"이라고 알리 아시리 파키스탄 주재 사우디 아라비아 대사가 24일 주장했다. 아시리 대사는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들에게 탈레반이 사우디 아라비아의충고를 받아들였다면 지금 같은 재난적 사건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한 것으로 이란 관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아시리 대사는 이어 오사마 빈 라덴이 사우디 출신이지만 이슬람의 정신에 어긋나는 이교도적인 사고를 지녀 결국 사우디를 떠나게 됐다며 그의 신앙과 행동은 이슬람이란 이름을 해쳤으며 그는 이슬람의 친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라덴은 특히 세계 경제를 저해하고 인간관계를 지배하는 원칙을 위태롭게 했으며 문명들간의 간격을 조성했다고 그는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사우디는 상호 존중의 보편적 개념에 입각해 관계를 발전시켜왔으며 현재도 여러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우디의 최고 율법학자인 셰이크 압둘 아지즈 알 샤이크는 24일 이슬람과협약을 맺고 있는 비이슬람교도를 죽이는 일은 이슬람의 율법에 어긋난다고 규정했다. 사우디 고위 율법학자회의 의장이기도 한 알 샤이크는 관영 알 리야드지에 보도된 성명을 통해 "이슬람과 협약을 맺은 비이슬람교도를 죽이는 사람들은 결코 천국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른 경우라도 그들을 처벌해서는안된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최고 율법학자의 이같은 율법해석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무장조직알 카에다 대변인이 지난 14일 `미국과 영국인이 아라비아 반도를 떠나지 않으면 화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 테러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