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간헐적인 오폭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비난 속에서도 24일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군 전선에 나흘째 맹렬한 폭격을 가했으며, 탈레반군은 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며 응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반군인 북부동맹은 미 공군의 엄호를 받으며 탈레반 전선을 공격해 처음으로 탈레반 영토를 장악했다고 한 반군 사령관이 밝혔다. 미군은 이날 오후 5대의 폭격기를 동원해 수도 카불 북부의 쇼말리 평원 상공을선회하며 탈레반군 전선에 최소한 13발의 폭탄을 퍼부었으며 카불 북부 바그람 공군기지 부근의 목표물들도 공습했다. 이에 맞서 탈레반군은 지대공 미사일들을 발사하며 응전했으나 미사일들은 미군폭격기들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유엔은 미 폭격기들이 이번 주 아프간 서부의 헤라트시(市)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탈레반군 야영지 안에 있던 이슬람 사원 1곳과 인근 마을 1곳에 폭격을 가했다고밝혔다. 유엔의 이같은 발표는 미군의 오폭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나온 것으로, 파키스탄으로 탈출한 아프간 티린 코트 마을의 난민들은 어린이 9명을포함, 20명의 마을 사람들이 피난길에서 폭격으로 사망했다고 증언했다. 서부 헤라트 출신 난민들은 파키스탄 국경까지 피난오는 길에서 칸다하르가 완전히 파괴돼 폐허더미로 변한 것을 목격했으며 길가에서 민간인으로 보이는 수십구의 사체를 보았다고 말했다. 한편 북부동맹의 모하메드 아타 사령관은 전략요충인 마자르-이-샤리프 남쪽 70㎞ 지점의 다라-에-수프 계곡에 주둔중인 자신의 병력이 23일 밤사이 미 폭격기들이공습을 단행하는 가운데 케셴데 지역을 공격해 70-80명의 탈레반 병사들을 사살하고4개 마을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북부동맹이 150명의 포로를 붙잡았으며 아마눌라와 바룰라 등2명의 탈레반 사령관과 병사 45명이 이탈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미군의 공습이 수도에서 반경 50km 지역에 포진한 약 6천명의탈레반 병력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으며 북부동맹의 공격도 격퇴했다고 압둘 하난 헤마트 탈레반 대변인이 주장했다. 헤마트 대변인은 또 미군의 23일 공습으로 아프간 남부의 데라우드시(市)의 산악 마을에서 민간인 12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카불 공습 과정에서 숨진 파키스탄 출신의 `지하드(성전.聖戰)' 민병대원 시신 8구가 파키스탄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지난 22일 단행된 미국의 공습 때 숨진 파키스탄 출신 하라카트 울-무자헤딘(HM) 소속 민병대원 35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파키스탄측은 이들의 시신 인도를 거부했으나, 이날 HM의 지도자인 무알라나 모하메드 하크바르가 아프간 쿠나르주(州) 접경지역에서 시신들을 인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7구의 시신이 수십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선 이들의 장례식을 거행하기 위해 5천여명이 모여 정부에 시신들의 인수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해 이들을 해산시켰다. (카불.라바트 AFP.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