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의회와 언론기관 등에 집중되고있는 탄저 우편 테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대면서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토미 톰슨 미국 복지부 장관은 23일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국가안보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앞으로는 탄저균 조짐만 보여도 보건복지부가 즉각 개입, 검역을 실시하고균 접촉자들을 치료할 방침이라고 증언했다. 국민들은 그러나 지난 15일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의 보좌관실에서 탄저균 감염 우편물이 발견된 후 즉각 대처했다면 워싱턴 시내의 브렌트우드 우편물처리센터의 직원 2명이 21일과 22일 잇따라 호흡기 탄저병으로 사망하고 다른 2명은 입원하는 등의 사태 확산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당국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호흡기 탄저병은 치사율이 탄저병 중에서도 가장 높은 90%로 즉각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거의 사망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특히 지난 18일 로버트 멀러 연방수사국장과 잭 포터 우정국장이 탄저 우편 테러 제보자에 대한 현상금 100만달러 지급 방침을 밝힌 공동 기자회견장이 바로 브렌트우드 우편물처리센터로 35명쯤 되는 당시 기자회견 참석자 가운데 일부는 "무책임한 처사였다"며 당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터뜨리고 있다. 미 국내외 언론사들이 입주해 있는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센터는 22일부터 우편물 배달이 중지되는 바람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당초 호흡기, 피부, 소화기 등 3가지 탄저병 가운데 피부 탄저병만 실제 테러의위협으로 예상했던 세균 테러 전문가들은 브렌트우드 우편물처리센터 탄저균이 호흡에 의해 감염될 정도로 미세한 가루로 정제돼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표시했다. 톰슨 장관도 자신을 비롯한 보건 관계자들도 이러한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됐다고밝히고 "그것은 우리가 이 나라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톰슨 장관은 "국민에게 확실한 보호 대책에 대한 주의를 주는 면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시인한 뒤 "앞으로 탄저균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우편물을 처리했을가능성이 있는 모든 우체국 시설에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당 부속 건물들이 검역을 위해 폐쇄된 탓으로 복지부 청사에서 임시로 열린이날 청문회에서 톰슨 장관은 탄저균이 유일한 위협이 아니라고 말하고 천연두, 페스트, 식중독의 원인인 보툴리누스균에서 뇌출혈을 비롯해 각종 열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등을 세균 테러 위협의 예로 들었다. 그는 정부가 9.11 연쇄 테러에 앞서 이미 천연두 백신 추가 확보에 들어간 점을들어 "훨씬 더 극적인 상황에도 대처가 돼 있다"고 말했으나 극적인 위협이 임박했다는 첩보는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