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감염된 호흡기 탄저균이 내뿜는 독소의 활동 과정과그 화학적 구성 등이 밝혀지면서 탄저병 증세가 나타난 이후에도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탄저병 환자가 사망하는 것은 탄저균의 독성 때문인데, 환자가 호흡기 탄저병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 시프로와 같은 항생제는 탄저균이 이미 뿜어낸 독소에 대처할 수 없어 의사들이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과 하버드 의대의 연구진은 최근 탄저균 독소가 세포 내에 침투하고 마침내 세포를 죽이기까지의 과정을 화학적으로 규명해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라 호야의 번햄 연구소와 하버드대 등의 연구원들은 또다른 연구에서 독소 단백질의 자세한 구조를 밝혀냄으로써 독소의 작용을 차단하는 물질의 연구를 가능케 했다고 발표했다. 탄저균 독소의 대처방안에 관한 다른 최근의 연구성과들에 이어 나온 2건의 연구결과는 23일 과학잡지 네어처의 웹사이트에 게시되며 11월8일자 인쇄판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과 하버드 대학 연구진들의 합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탄저균은 함께 독소를 배출하는 3종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데 이 가운데 보호항원(PA)으로 불리는 단백질이 세포 표면의 특정 목표물에 달라붙어 다른 두 단백질이 세포 내로 침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탄저균이 세포에 침투할때 삼는 목표물이 무엇인지가 규명되지 않았었다.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 소재 밴 앤델 연구소의 탄저병 전문가인 니컬러스 더스베리 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모처럼만의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연구원들은 `탄저독성수용체(ATR)'로 명명된 이 세포표면단백질과 유사한 모조ATR를 이용해 다른 독성단백질들이 세포를 죽이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참여한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존 영 연구원은 전화인터뷰에서 언젠가 가짜 ATR를 이용한 치료기법이 본격 개발되면 탄저균에 노출된 환자들을 치유할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겠지만 아직 이런 기법이 동물실험을 거친 단계는 아니라고설명했다. 한편 번햄연구소와 하버드대의 연구진은 세포에 침투하는 탄저균 독소 단백질의 3차원적 구성을 규명해냈다. 이 단백질은 `대식세포'로 불리는 면역체계 세포에 침입해 파괴하며 이는 탄저균을 호흡한 환자에게 쇼크 또는 사망을 초래하게 된다. 네이처에 게재된 보고서 작성자인 로버트 리딩턴 번햄연구소 연구원은 이 단백질의 구조가 밝혀짐으로써 과학자들은 이 단백질을 붙잡아 무력화할 수 있는 물질을 언젠가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런 물질이 사람들에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실험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AP=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