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상군 투입에 이어 22일 제트기를 동원해 북부동맹과의 전선 인근에 위치한 탈레반 진지들을 폭격하는 등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을 3주째 지속하는 가운데 아프간 집권 탈레반은 미 특수부대의 지상 공격에 맞서기 위한 전력 재배치 작업을 계속했다. 미군 전폭기들은 이날 카불 북부와 북부 마자르-이-샤리프에 있는 탈레반의 여러 전선에 폭격을 가하며 9.11 테러의 제1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을 겨냥한 지상 작전과 반(反) 탈레반 세력을 지원했다. 이와 관련해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라덴이 생포되는 것을 거부할 경우사살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확인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중앙정보국(CIA)에빈 라덴을 사살하고 그의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제거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특히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슬람 국가들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번 아프간 공격이 내달 7일 시작되는 이슬람의 금식월(月) 라마단 기간에도 계속될 것임을 천명했다. 파월 장관은 "아주 중요한 종교적 기간을 존중해야 하지만, 동시에 지금 수행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 목표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영국군 정규 병력도 이번주 아프가니스탄 지상전에 투입돼 미군과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신문은 영국 공수연대와 해병대가 이미 아프간에 침투한 육군 소속 특수부대 SAS(Special Air Service)를 지원하기위해 곧 파병된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탈레반은 전국에 병력과 무기, 탄약 등을 추가 공급하는 전력 재배치작업을 계속해 이날 현재 60% 완료했다고 아미르 칸 무타키 교육장관이 말했다. 무타키 장관은 탈레반 장악 지역에 있는 군소 마을과 행정지역에 탄약이 공급될것이며 특수부대도 배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과의 지하드(성전.聖戰)를 자원한 이슬람교도 수천명이 파키스탄과 이란 등을 통해 아프간으로 입국해 탈레반을 지원하고 나섰다고 파키스탄 언론이 보도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아프간과 접한 북서변경주(NWFP) 등에서 이미 3천여명의 지하드자원자가 아프간으로 들어갔고 5천여명의 자원자들이 입국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란을 통해서는 1천500여명의 아랍계 이슬람전사들이 탈레반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하비에로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최고대표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모하메드 자히르 샤 아프간 전 국왕과 회동, 탈레반 붕괴 후 정권 수립에 관해논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유엔에 의해 아프간의 합법 정부로 인정받고 있는 부르하누딘 랍바니 대통령에게 군사 및 다른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 랍바니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도 아프간 난민들의 피란 행렬이 줄을 잇는 가운데 칸다하르의 차만 국경에서는 이들 난민 문제를 놓고 파키스탄측과 탈레반측 국경수비대가 교전을 벌이자 유엔 난민 관계자들은 파키스탄측에 국경을 개방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 (워싱턴.카불 AFP.AP=연합뉴스)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