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1일 양국간 최대현안중 하나인 '북방 4개섬' 영토분쟁과 관련, 2개섬씩 반환 및 귀속 협상을 병행해 나간다는데 기본적으로 합의했다고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 폐회 직후 만나 난항을 거듭해 온 북방영토 문제에 관해 이같이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국은 북방 4개섬 중 하보마이(齒舞)와 시코탄(色丹)에 대해선 반환협상을, 구나시리(國後)와 에토로후(擇捉)에 대해선 귀속협상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북방 4개섬이 어느 나라에 속하는지 여부를 따지다 보면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반환과 귀속 협상을 병행하고 싶다는 뜻을 표했으며, 푸틴 대통령도 이런 제안을 받아들였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같은 입장은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시절인 지난 3월 이르쿠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을 사실상 계승한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취임 후 모리 전 총리가 제시한 북방영토 해법에 대해 국내의 반대가 제기되자, 북방 4개섬의 귀속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일본과 러시아의 전신인 옛 소련은 1956년 영토협상에서 하보마이와 시코탄 반환에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북방영토 주변인 남쿠릴 수역의 제3자 조업금지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의 반발 등을 감안해 최종적인 합의는 미뤘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