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수부대원들이 19일밤부터20일 새벽 사이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집권 탈레반군과 처음으로 지상전을 벌였으며, 탈레반 지휘부는 게릴라전으로 끈질기게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

미국은 또 지상전이 전개되던 20일 새벽 아프간 수도 카불과 탈레반의 근거지인칸다하르, 서부 헤라트 등을 집중 폭격하는가 하면 북부 사망간주 탈레반의 최전선진지를 폭격하는 등 양면작전을 펼쳤다.

미 국방부 소식통과 아프간 목격자에 따르면 미 육군 특수부대인 레인저 대원 100여명이 헬기를 타고 칸다하르 외곽에 침투해 비행장과 탈레반군 요새를 수 시간동안 기습공격한 뒤 다시 헬기를 타고 적진을 빠져나왔다.

교전을 피해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들어온 아프간 난민 누르 모하메드는 미군의기습공격은 칸다하르 서북부 30㎞지점에 있는 탈레반의 킬라 자디드 요새에서 벌어졌으며 탈레반군 25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측은 그러나 이 요새가 비었으며 요새에서 교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습 공격에 참가한 미군 특수부대원들의 사상자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아프간 접경 파키스탄 달반딘 비행장에서 구조 임무를 위해 대기 중이던 미군 헬기 1대가 추락했다고 미 국방부는 시인했다.

이 사고로 4명의 승무원 가운데 조종사와 부조종사 등 2명은 긴급 탈출하고 나머지 2명은 사망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으나 헬기가 레인저 대원들의 작전에 참가했는지 여부와 추락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이 성공리에 진행되고 있다면서 병사들의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목숨을 잃은 병사들의 가족과 친구들의 심정을 함께 한다"면서"자유를 위해 기꺼이 희생된 사람들에 대해 뭐라 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 주재 탈레반 대사관 대변인인 소하일 샤힌은 "미군 헬기는 아프간공역에서 피격된 후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에 착륙했다"면서 "미국은 군의 사기를 저하하지 않으려고 사고로 위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운영하는 통신사의 사장인 압둘 하난 헤마트는 탈레반군이 야간에 칸다하르 서쪽 산악지대에 투입된 미군 특수부대원과 전투를 벌여 이들을 퇴각시켰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상전이 전개되던 20일 새벽 2시 15분께(현지시각) 카불과 칸다하르,헤라트에 집중 포격을 가해 헤라트에서만 19명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등 모두 29명의민간인이 숨졌다고 헤마트는 덧붙였다.

이어 오후 오전 6시께는 미군기가 아프간 북부 사망간주(州)의 탈레반의 최전선진지를 공습했다고 반(反)탈레반 세력인 북부동맹이 밝혔다.

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한 지휘관은 이날 아프간 공습은 외곽에 위치한탈레반 진지와 탱크를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북부동맹측은 카불 북부 전선에 00명의 증원부대를 배치, 한 지휘관은 "탈레반의 사기가 떨어졌다.카불은 곧 우리 손에 들어온다"고 장담했다.

탈레반군의 고위 사령관인 마울비 잘랄루딘 하카니는 파키스탄 일간 `뉴스'와의회견에서 미국과의 장기 게릴라전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아프간이 미국인들의 무덤이 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카니는 "우리는 옛소련에 대항했던 것처럼 우리 땅에 자유를 찾기 위해 산악으로 숨어들어가 미국과 긴 게릴라전을 벌일 것"이라면서 지난 2주간 공습을 받았으나 오사마 빈 라덴은 건재하며 탈레반의 방위능력도 비교적 온전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과의 교전을 피해 칸다하르 지역에서 19일 하루동안 무려 3천 명의 난민들이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 들어왔으며, 지금까지 칸다하르 거주민 50만명 가운데절반이 떠났다고 유엔 난민 당국이 말했다. 파키스탄은 그간 해제했던 난민 유입 통제를 다시 강화했다.

(카불.워싱턴.이슬라마바드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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