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특수부대 투입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유엔과 미국, 러시아 등 국제 사회의 탈레반 이후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다.

유엔의 아프간 특사인 라크다르 브라히미 전 알제리 외무장관은 19일 워싱턴에서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생존 능력을 갖춘정부가 아프간에 들어서도록 국제 사회가 지원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했다.

미국의 아프간 특사인 리처드 하스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전날 뉴욕에서 유엔측과 이 문제를 논의한 후 "정부 수립 방안들을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말했으나 워싱턴의 외교분석가들은 미국의 특수부대 투입으로 아프간 전황이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아프간 논의는 초미의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이날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프간에서 (힘의) 공백을 피하는 게 급선무"라고 전제, "아프간 문제의 정치적해결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개로 러시아와 인도는 탈레반은 온건파라도 새 아프간 정부에 참여할수 없다며 미국 및 파키스탄과는 다른 입장을 밝혀 향후의 탈레반 이후 논의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인도는 이날 탈레반을 대체할 과도정부에 탈레반측 인사들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인도 외무부가 밝혔다.

바체슬라프 트루브니코프 러시아 제1 외무차관과 인도 관계자들은 이날 이틀간의 회담을 끝내고 발표한 성명에서 온건파를 비롯한 탈레반측 인사들이 아프간 과도정부에 포함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인도의 이같은 주장은 탈레반 온건파를 아프간 과도정부에 포함시켜야한다는 미국과 파키스탄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또 카말 카자리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예모말리 라흐므노프 타지키스탄 대통령과 가진 회담에서 탈레반은 온건파라도 아프간 과도정부에 포함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자리 장관은 "탈레반은 어두운 과거를 가졌기 때문에 아프간 과도정부에 포함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아프간 반군 정부의 라반 파르하디 유엔 주재 대사도 18일 탈레반의 온건파들이장차 구성될 아프간 과도정부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발언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파르하디 대사는 탈레반의 과도정부 참여 반대를 밝힌 각서를 하스 특사에게 전달한 뒤 기자들에게 "탈레반은 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며 과도정부 참여가 허용돼서는 안된다"면서 "탈레반은 테러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을뿐만 아니라 국제 테러 행위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브라히미 특사는 미국 고위 관리들과 만난 뒤 "아프간은 접근하기가 매우 어려운 나라"라면서 "자만심이 매우 강하고 외국의 지시를 받기 좋아하지 않으며 특히군복을 입은 외국인이 자국내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장래문제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엔이 주요 역할을 하는데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은 유엔이 아프간 장래문제에 관해 주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며탈레반의 온건파들도 아프간 과도정부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중국 상하이(上海)를 방문중인부시 대통령도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등과 만나 아프간 장래문제를 협의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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