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공습을 거듭 지지하고 테러조직인 알카에다를 제거하기 위한 공습이 합법적이라고선언했다.

EU 15개 회원국 대통령과 총리들은 19일 벨기에 겐트에서 열린 정례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지난 9.11테러 사태 이후 전개되고 있는 국제정세, 이에 대한 EU 입장,테러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한 끝에 성명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EU 정상들은 당초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제거를 공습의 합법적인 목표라고선언하는 방안을 시도했으나 일부 회원국들의 반대로 당초 논의에서 후퇴했다.

또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이른바 EU 3대 강국은 이번 테러사태의 군사적 측면을 논의하기 위해 정상회담 직전 별도의 3자 회담을 열어 다른 회원국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회원국들은 전례가 없는 사전 3국 정상회담으로 인해EU의 유대, 통합 정신이 크게 훼손됐으며 중소규모 회원국들의 체면이 손상됐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영, 불, 독 3국은 별도 회담이 전적으로 미.영 합동공습의 군사기술적 측면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며 다른 회원국들을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EU 정상회담은 이처럼 탈레반 정권전복을 공습목표로 명시하지 못한 데다별도 3강국 회담까지 열림으로써 지난 9.11테러사태 및 이에 대한 군사, 정치적 대응과 관련해 회원국간 분열상을 노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EU는 성명에서 9.11테러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조직알카에다를 제거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으며 아프간에 민주정부가 들어설 수 있도록 유엔의 틀 안에서 EU가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EU는 미 공습은 군사시설에 국한되고 민간인들을 겨냥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으며 아프간 과도정부가 구성되는 대로 새 정권의 안정을 위해 원조와 협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EU 정상들은 유로 실제화폐 전환, 테러사태로 악화되고 있는 역내 경기둔화 등 내부 경제문제를 논의하고 유럽중앙은행(ECB)에 금리인하를 우회적으로주문했다.

정상들은 최근 몇달동안 물가상승률과 임금인상 압력이 개선됐다며 이것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순번 의장국인 벨기에는 반전, 세계화 반대시위, 테러 등을 우려해 이날 회담장 주변에 삼엄한 경비를 펼쳤으나 최근 유럽 각지에서 발생했던 세계화 반대 대규모 폭력시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회담장 주변에는 수백명이 아프간 공습 중지, 세계화반대 등을 요구하며 평화시위를 벌였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