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이 공습에서 지상전으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으나 탈레반 정권이 계속 결사 항전을 고집하고 있어 포성이 멎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 CBS방송은 19일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통합특전사 휘하의 레인저부대 요원 100-200명이 남부 아프간의 탈레반군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한 국방부 관리는 이들 병력이 작전을 수행한 뒤 20일 안전하게 아프간 영공을 빠져나왔다면서 1차 작전을 마쳤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7일부터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조직 알 카에다를 비호하는 아프간응징에 나서 연 13일째 맹폭을 퍼붓고 있으나 지상 교전은 이번이 처음으로 조지 W.부시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9.11 연쇄 테러 이후처음으로 국외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앞서 모하마드 아타 반군 사령관은 미군 특수부대 1개 팀(8명)이 아프간 북부에서 반군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은 소수의 요원이아프간 남부에서 파슈툰족에 대해 탈레반 정권과 결별하도록 공작 활동을 펴고 있는중앙정보국(CIA)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혀 특수부대 투입을 확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수 미상의 특수 부대원들이 18일 아프간 남부에 강하했다고 전했으며 북부에도 미군 병력이 1주일가량 있는다고 파키스탄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군 관계자는 파키스탄측에 또 미군 병력들이 탈레반 점령지역에서 `치고 빠지는'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파키스탄 관리들은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특수부대 투입은 "지극히 초기 단계"라고 말했으나 아프간전은 이제 공습에 이어 제2단계로 접어들었고 지상 교전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제3단계도 임박했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은 B-2 스텔스 폭격기가 아프간 공습에 나서는 미주리주의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탈레반 정권과 알 카에다가 사라지면 그곳에서의 군사 임무는 완료되는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의 목적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탈레반의 근본주의에 불만을 품은 세력을 움직이는 것도 목표의 하나라고 밝히고 "그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 탈레반과 알 카에다에 반대해 나서게 하는 쪽이 훨씬 쉽다는 게 나의 견해"라고 말했다.

탈레반 정권의 대변인인 압둘 살람 자이프 파키스탄 주재 대사는 그러나 "오사마 문제는 변한 게 없으며 그것은 우리의 신앙에 관한 문제"라고 말하고 "일부 희생자가 발생했으나 우리는 여전히 강력하며 지상전이 시작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지켜 볼 것"이라며 결사 항전을 거듭 다짐했다.

한편 미국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럼즈펠드 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등이 잇따라 카타르의 아랍어 TV인 알 자지라에 출연, 미국의 적은 아프간 국민이나 이슬람이 아니라 테러임을 강조하는 한편 아프간에 식량과 전단을 투하하고 대민 방송을 계속하는 등 심리전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미국은 현재 걸프전 당시 혁혁한 전과를 올린 심리전용 항공기 EC-130E '코맨도솔로' 네 대를 아프간 주변 상공에 띠워 놓고 현지어로 미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방송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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