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9.11 테러참사' 발생 1년전인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주재 아르헨티나대사관에 3차례 전화, 대미 테러를 예고하고 지난 94년 아르헨에서 발생한 유대인 상조회관 폭파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임을 통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까지 주사우디 아르헨티나 대사관 상무관으로 근무했던 후안 호세 에체고옌씨가 19일(현지시간) 아르헨 언론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알 카에다와의 전화내용은 외무부를 거쳐 중앙정보부(SIDE)를 통해 미국 정부에 통보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스위스 대사관 상무관으로 내정된 에체고옌씨는 "알 카에다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점은 지난해 9월20일과 23일, 24일 등 모두 3차례였다"고 밝히고 "그들은전화에서 100여명의 사망자를 낸 94년의 유대인회관 폭탄테러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강조한 뒤 1년뒤 미국에서 `놀랄만한 일'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아르헨 외무부는 에체고옌 상무관으로부터 통화내용을 통보받자 중앙정보부에 이 사실을 알렸고, 정보부는 곧바로 주아르헨 미국대사관과 미국 정보당국에알려주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또 "알 카에다의 경고전화를 받은 뒤 직업외교관과 아르헨정부 관리, 그리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보안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상급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곧바로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94년 7월 중순 발생한 부에노스아이레스시내 유대인 상조회관 폭탄차량 테러사건으로 유대인 100여명이 숨졌으며, 아르헨티나 수사당국은 아랍계 테러용의자들을 체포, 현재 재판중에 있다.

그러나 외무당국은 유대인회관 폭파사건 수사담당판사에게는 용의자까지 기소한상태에서 사법당국과의 마찰을 우려, 알 카에다의 전화내용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알려졌다.

이에 대해 후안 호세 갈레아노 연방법원 수사담당판사는 "1년전에 있었던 중요한 일을 미국 정부에는 알려주고 법원에는 알려주지 않은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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