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북부동맹의 정치지도자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前) 대통령 측이 현 탈레반 정권 전복시 국정운영 방안 결정에 관해 모하메드 자히르 샤(86) 전 국왕 측과 협력하겠다는 당초 합의에서 후퇴하고있는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두샨베 소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의 모하제딘 메흐디는 랍바니 전 대통령이 탈레반 정권 전복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할 과도 정부를 직접 이끌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996년 탈레반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된 랍바니 전 대통령은 서방국가들로부터 아프가니스탄의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자히르 샤 전 국왕은 지난1973년 왕좌에서 축출돼 로마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 메흐디는 또 랍바니 측이 탈레반 축출후 아프가니스탄 최고 지도자를 결정하게될 일종의 국회격인 “로야 지르가”(전통적 족장회의)의 구성을 지지하고있으나 이것이 수년간 소집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랍바니측의 전략은 지역 긴장을 악화시켜 포스트 탈레반 연정 구성 노력에 타격을 가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히르 샤 전 국왕이 지지한 제안에 따르면, 양측은 120인 최고 평의회를 구성하고 뒤이어 “로야 지르가”를 소집하며 이 회의가 합법적 정부 수립시까지 과도정부 역할을 맡는다는 것. 최고평의회는 현재 탈레반측과 싸우고있는 북부동맹 대표 50명, 자히르 샤 전 국왕측 대표 50명, 그리고 양측이 서로 합의한 인사 20명으로 구성된다. 한편 자히르 샤 전 국왕 보좌관인 하미드 시디그는 이날 로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합의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믿는다면서 "우리는 북부동맹으로 부터아무런 공식성명도 듣지못했으며 따라서 메흐디의 발언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사회는 탈레반 정권 전복시 창출될 권력 진공상태를 랍바니 일파가 메우게될까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랍바니 정부는 집권 당시 즉결처형 등 여러 건의 인권침해를 자행해 비판을 받아왔다. 이같은 우려와 관련, 랍바니측과 자히르 샤 전 국왕 측은 새 정부 구성에 대한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반 탈레반 전사들이 카불에 입성하지않기로 합의한 바있다. 한편 자히르 샤 전 국왕은 이날 로마에서 성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포스트탈레반 정권과 관련해 이웃 파키스탄이 품고있는 우려를 당연한 것이라 인정하면서새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인접국들, 특히 파키스탄과 우호 선린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샨베ㆍ로마 APㆍAF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