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공포가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가 탄저균을 테러범들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사설란 기사에서 이라크가 조직적으로 생산한 탄저균이 테러조직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미국내 3개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탄저균 감염 및 발병사건들을 우연의 일치로만 볼 수 없다면서 여러 정황 증거로 미뤄볼 때 오사마 빈 라덴과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개입된 조직적인 테러 행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문은 그러나 탄저균 포자를 건조해 만든 백색가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수백만달러의 비용이 들고, 거대한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복잡한 세척 및 건조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빈 라덴 일당의 능력과 기술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일본의 테러집단도 탄저균을 이용한 생물무기를 만들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으며, 액체형태의 탄저균은 테러무기로 아무 쓸모가 없다. 따라서 이라크가 조직적으로 백색가루 형태의 탄저균 무기를 생산, 제공한 공급처로서 일차 용의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미국 첩보팀은 이라크가 탄저균을 포함해 수천 파운드의 생물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과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쿠르드족을 겨냥해 탄저무기를 사용한 적이 있다. 신문은 그렇다고 해서 이라크가 제3의 테러조직을 통해 백색가루 형태의 탄저균을 미국내 곳곳에 살포하는 생화학테러를 주동하거나 원했다는 말은 아니라면서 사담은 물론 어느 누구도 탄저균 같은 세균을 사용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