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공격의 주모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조직 알 카에다 대표들은 미국 주도의 대(對) 아프가니스탄 공격으로 민간인 가옥이 파손될 경우 미국과 영국은 심각한 결과를 각오해야 한다고 위협했다고 CNN이 15일 보도했다. 아프간에서 알 카에다 대표들과 만난 후 최근 귀국한 CNN의 닉 로버트슨은 이날CNN 대담 프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알 카에다 대표들의 말을 인용, 빈 라덴은자신이 이번 싸움을 '서방의 대 이슬람 전쟁'으로 옳게 정의했고, 이번 싸움에서 승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로버트슨의 대담 내용 요약. ▲우리는 아프간 내의 잘랄라바드를 떠나기 직전 알 카에다 멤버들과 만났다. 내가 그들에게 지난 주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빈 라덴이 살아있느냐고 묻자 그들은 그렇다고 답변했다. 나와 얘기를 나눈 한 알 카에다 대표는 이틀 전 빈 라덴을 만났는 데 그는 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 이후의 분위기 어떠냐는 질문에 대해 그들은 좋다고 대답하고 빈 라덴은 자신들이 이번 싸움에서 이기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볼 때 이번 싸움은 이슬람을 파괴하려는 세력에 맞서 이슬람을 구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빈 라덴은 미국이 이번 싸움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사태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그들은 밝혔다. 그들은 또 특별히 전할 메시지라면서 만약 아프간 내의 민간인 가옥들이 미국이나 다른 동맹국 폭격기들의 공격을 받으면 심각한 결과가 있으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 그 대표들이 당신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었는가?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내가 전에 아프간을 방문했을때 만난 한 개인에 의해 알 카에다의 대표로 나에게 소개됐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으며, 빈 라덴 관련 부분에 대해 아주 분명하고 정확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인 것으로 생각됐다. 그들이 나에게 수일 전 빈 라덴을 만났다고 얘기할 때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 대화 도중에 그들은 알 카에다 대표들과 마주 앉아 얘기하는 데 두렵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대단히 설득력이 있어 보였고 알 카에다의 진짜 대표라는 인상을 주었다. 물론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방법은 없다. -- 그들이 빈 라덴이 현재 구사하고 있는 전략과 앞으로의 전망에 관해 더 이상 시사한 바는 없는가? ▲그들은 자신들이 이번 전쟁에서 이미 이기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들은 그 근거로 여러 가지를 들었는데 그 가운데 한가지는 "이미 경제에 파급되고 있는 충격을 봐라"하는 것이다. 세계의 경제는 모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 충격은 세 미국 및 기타 세계의 경제를 파괴하리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들은 경제적 충격이 특히 영국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장기적으로 볼 때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도 정치적으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또 한가지 요인으로 알 카에다 지지자들을 들고 "우리의 지지자 1명은 미국 내의 막대한 재산을 파괴할 수 있고 특수한 형태의 자살 임무는 현대식 군대의 1개 군단과 맞먹는 파괴력을 발휘한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현재 그들이 자신들의 투쟁에 대한 인식 방법 뿐만 아니라 스스로 승리를 장담하는 전쟁을 앞으로 어떻게 수행할 계획인가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