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탄저병 관련 테러 추정사건에 우편물이 주로 이용되고 있는데 따라 국내에서도 관련 정부 부서와 외국 대사관 등 주요 시설기관들이 유해 우편물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시민들도 "미국 등 외국에서 오는 우편물 받기가 겁난다"며 미국의 탄저병 우편물 테러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신모(33.여.회사원)씨는 15일 "우편물 테러사태 이후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가앞으로 편지보다는 인터넷 e-메일로 소식을 주고 받자고 했다"며 "생활속에서 직간접적 경험하게 되는 테러분위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국내외 우편물 관리를 전담하는 우체국들도 미국 사태 이후 유해 우편물 처리를위해 금속탐지기와 X-레이 투시기를 이용, 소포와 편지 등 모든 우편물 분류 및 송달에 앞서 철저한 검사작업을 벌이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남우체국 등 일부 우체국은 자체적으로 오후 10시까지 근무하는 야간 당직을1명 더 늘려 2명이 우체국 청사에서 24시간 함께 근무, 외부 인사 출입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중앙우체국 관계자는 "미국이나 중동발 우편물은 더욱 신경을 써서 특별 검사를하고 있다"며 "비닐 포장이 됐거나 개폐 흔적이 있는 등 의심가는 우편물도 미리 확인, 유해여부를 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국제우체국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중동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하루 소포물량은 각각 300, 20여개씩 모두 320여개로 우편물 테러사태이후 X-레이 투시기를 거쳐유해성을 확인하고 이상한 소포는 직접 열어서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국내로 들어오는 전체 편지물량도 하루 12만통 가량으로 검사를 거쳐 일선 우체국으로 전달된다. 국제우체국 소포우편과 직원은 "탄저병 우편물 추정테러 이후 유해 우편물 확인을 위한 개폐물량이 평소 10%에서 두배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각국 대사관도 이미 9.11 미국 테러이후 혹시나 있을 지 모를 테러성 유해 우편물 검색작업을 보완하는 등 신중히 대처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대사관측은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우편물 처리 작업은 중요한 보안업무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영국대사관측도 "발신지나 발신자가 기입되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소포나 편지 등 우편물은 확실한 검사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나 자치단체, 기업체 등에서도 이와 관련, 직원들에게 우편물 처리에만전을 기하도록 당부하고, 직원들도 외국으로부터 오는 우편물의 경우 더욱 조심스레 확인하고 펼쳐보는 등 신중을 더하고 있다. 한편 탄저병을 야기하는 탄저균은 바이오테러로 이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균으로, 세계 감염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생화학 무기로서의 탄저균에 대한 위험성을제기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6.25전쟁 때 많은 사람이 탄저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에는 95년 2건의 탄저병 발생 사실이 학계에 알려져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