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을 앞두고 반미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파키스탄에서 15일 경찰관 2명이 무장괴한의 총격을받고 사망했다고 파키스탄 경찰당국이 밝혔다. 알리 라자 경찰 대변인은 이날 새벽 오토바이를 탄 암살범들이 카라치 시내 이슬람 사원 외곽에서 시위에 대비해 경비를 서고 있는 경찰관 2명에게 총을 쏘아 죽인 뒤 경찰의 총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최대 도시이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항의하는 이슬람들의 시위가 가장 격렬한 카라치에서는 최근 시위대들이 경찰 또는 무장경비대들을 잇따라 공격해왔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이날 오후 파월 미 국무장관의 방문을 앞두고 자미앗-울레마이슬라미(JUI) 등 35개 이슬람 정당과 단체들이 총파업 궐기를 선언한 가운데 일어난 것이어서 파키스탄 당국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카라치 시내 곳곳에서는 주요 도로를 차단중인 경찰과 시위대 간에 격렬한충돌이 벌어졌다. 이에 앞서 파키스탄 군 당국은 지난 주초 연사흘 동안 방화와 사무실 습격 등과격시위가 벌어졌던 퀘타에 군 병력과 무장경찰 2천500명을 동원, 시내 8개 주요포스트에 진지를 구축하고 시위에 대비하고 있다. 중화기로 무장한 군인들은 14일오후부터 시내 곳곳을 순찰하고 있다. 전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10여명이 사상한 신드주 자코바바드에도 공군기지주변에 중무장한 군 병력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벌이고 있다. 반면 JUI 사무총장 몰라나 압둘 하이드리는 "월요일 총파업과 시위가 지금까지볼 수 없었던 전례없는 규모가 될 것"이라며 총궐기를 부추겼다. JUI측은 전날 자코바바드 시위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해 모두 6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정부와 인민당(PPP) 등 주요 정당들은 총파업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일부 기업 근로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파업에 돌입, 오후 시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자미앗-이 이슬라미 등 급진단체 지도자들은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집결해 반미 궐기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도 방위를 맡고 있는 라왈핀디 사령부는 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