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오랜 맹방으로 여겨져온 사우디 아라비아가 국제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조직 알 카에다 제거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거의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직 정보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테러리즘을 비호하거나 지원하는 국가를 미국의 적대적 정권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음에도 사우디는 유럽과는 달리 테러용의자 색출 및 자금동결 등의 분명한 조치를취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베어 전 중앙정보국(CIA) 중동담당관은 "이것은 문제다. 사우디는 지금 완전히 비협조적"이라며 "사우디의 일반 경찰관들은 빈 라덴을 동정하고 있고 비행기 탑승자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피랍기 자살 테러 용의자 19명중 6명이상이 사우디 제다 주재 미영사관에서 비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센트 캐니스트래로 전 CIA 대테러작전 책임자는 미국이 동맹국으로 간주돼온사우디로부터 얻는 게 별로 없다면서 "우리는 지금 아무런 협력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등 중동에서 27년간 재직하다 90년에 은퇴한 캐니스트래로는 자신이 아직도 사우디내 인사들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사우디 정보들에 의하면 "알 카에다에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는 사우디 기업가 아주 많다"고 말했다. 캐니스트래로는 사우디에서 알 카에다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이 "최소한 연간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돈이 알 카에다가 보유한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폴 마이클 위베 전 국무부 중동문제 컨설턴트는 "사우디 왕족이 분열돼 있기 때문에 이런 지원 마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우디에는 빈 라덴을 지지하고 미국을 미워하는 정서가 깊이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위베는 "이런 현실은 권력 장악력이 약화될 수 있는 왕족들에게도 적용된다"며"빈 라덴은 사우디 성직자, 중산층 전문직, 군인들에게서 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LA 타임스는 주미 사우디 대사 반다르 왕자의 코멘트를 얻기 위해 메시지를 수차례 전했으나 답변이 없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