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공습후 첫 이슬람 금요예배일인 12일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의 이슬람 교도들은격렬한 반미 시위를 벌이며 미국의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연일 반미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파키스탄은 이날 이슬람 단체들이 12일 전국적으로 최대 규모의 반미시위를 벌였으며 정부는 경찰관을 비롯한 부상자가 속출함에따라 정부는 퀘타 등 주요 도시에 군을 전면 배치, 강제진압에 나섰다. 자미앗-울레마 이슬라미(JUI) 등 이슬람 급진정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2시 금요예배를 마친 뒤 일제히 대미항전을 위해 봉기하라는 메시지를 전국 지부를 통해 전달했다고 현지 신문은 전했다. 이 메시지에 따라 파키스탄 이슬람 과격단체 등은 카라치 등에서 대규모 시위를벌였으며 시위대는 이날 카라치의 정부 건물에 난입하는가 하면 미국의 패스트푸드체인점인 KFC(캔터키프라이드치킨)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양상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시위자 수 백여 명이 이날 한 정부 민원청사에 난입해 물품을 약탈하면서 방화를 시도해 최루가스를 발포해 모두 해산시켰다.또 400여 명의 시위자가 KFC를 공격해 건물 일부에 불을 질렀다고 경찰은 밝혔다. 카라치 남부에서는 이슬람 과격단체가 버스를 세운 뒤 승객들을 모두 쫓아내고불을 지르는 등 최소한 3대의 차량이 이날 시위 과정에서 불태워졌다. 파키스탄 경찰과 군은 이날 금요예배일을 맞아 시위가 격렬해질 것으로 보고 2만 명의 인력을 동원해 소요사태에 대비했으며 주초 건물 방화와 유엔 사무실 피습,진압경찰 발포 등 시가전 양상의 격렬한 소요 사태가 벌어졌던 발루치스탄주 군사도시 퀘타에는 군 동원령이 내려져 중화기로 무장한 병력이 시내 곳곳에 배치됐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날 전국 주요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반미 시위가 열렸다. 수도 자카르타와 반둥, 수라바야 등 전국 곳곳에서 이슬람 신도 1만여명이 이날오후 1시(현지 시간)께 금요 합동 기도를 마친 뒤 거리로 나와 아프가니스탄 공습을규탄하는 시위를 벌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과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자카르타 도심 소재 알 아즈하르 사원 등지에서 기도를 마친 이슬람 신도 2천여명은 대로를 점령,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군사공격을 즉각 중단하지 않을 경우 미국시설물을 파괴하고 미국인을 내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대중 500여명은 미국 대사관쪽으로 몰려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인형을 불사르며 과격 시위를 벌이다가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선 경찰과 충돌했다. 서부 자바 주도 반둥에서는 이날 이슬람교도연대전선(FSUI) 회원 등 1천여명이합동 기도를 마친 뒤 도심내 주의회 사무실 주변에 집결, 미국과 즉각적인 외교관계중단을 정부에 촉구하며 가두시위에 들어갔다. 이 밖에 북부 수마트라 메단과 동부 자바 수라바야, 남부 술라웨시 마카사르 등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미국의 군사공격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수라바야에서는시위대가 주의회 건물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과 충돌해 4명이 부상했다. 한편 자카르타에서는 경찰관 5천여명과 시청 소속의 공공 질서 요원 2천500명이대통령궁과 외국 공관, 국회 의사당, 쇼핑센터 등지에 배치돼 시위대 등의 돌발사태에 대비했다. 이란에서는 반미 시위대가 남동부 도시 자히단에 위치한 파키스탄 영사관을 공격했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는 영사관을 향해 돌을 던졌으며 자히단 시내에서는 이란인과 아프간 난민들로 구성된 수천명의 시위대들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인형과성조기에 불을 지르고 "타도 미국"을 외치며 가두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는 미국주도의 아프간 공격에 항의하고 아프간 국민들에게 연대감을표시하기 위해 전국적 시위를 벌이자는 이슬람선전기구(IPO)의 호소에 따라 이뤄졌다. 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푸르에서도 미국 대사관밖에서 2천여명의 시위대가 12일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이날 물대포를 쏘며 강제해산에 나선 경찰에 맞서면서 "조지 W.부시미 대통령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차기 공격목표가 될 것"이라며 아프간 공습 중단을 주장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최근 미국에 대한 성전을 촉구한 이슬람계 야당인 `범 말레이시아 이슬람당(PAS)'의 지지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도 이슬람 단체들의 주도로 반미 시위가 벌어질 것에 대비해 경찰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아프간 공습을 "미국과 서방국가의 국제테러"라고 규정한 방글라데시 이슬람 단체들은 이날 사원에서 기도회를 가진 뒤 반미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3일 동안 반미 시위가 잇따라 벌어진 인도 잠무-카슈미르주(州)의 하계 주도인 스리나가르의 각 상점들은 12일 아프간 공습에 반대한다는 뜻을 표명하기위해 자발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스리나가르의 대학생들은 각 대학 교정에서 미 테러사건의 배후범으로 지목된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는 잠정 휴교조치를 내렸으며 주민들도 급진주의자들의 폭력행위를 우려해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hadi@yonhapnews.co.kr (이슬라마바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 옥철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