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이슬람 단체들이 12일 전국적으로 최대 규모의 반미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경찰관을 비롯한 부상자가 속출함에 따라정부는 퀘타 등 주요 도시에 군을 전면 배치, 강제진압에 나서 심각한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경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에 걸쳐 카라치에서 벌어진 과격 시위 도중 한 시위자가 경찰 차량에 수류탄으로 보이는 물체를 던져 경찰관 3명을 비롯한 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연이틀 비상 치안각료회의를 주재하고 현행법상 허용한도를 넘어 극렬시위를 이끄는 지도부와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가혹한 처벌을 가할 것임을 거듭 경고했다. 군 통수권자인 무샤라프 대통령은 치안 수뇌부에 `필요할 경우' 군 병력을 소집해 진압작전을 벌여도 좋다는 동원령을 허가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무샤라프대통령은 99년 쿠데타 집권이후 이날로 집권 3년째를 맞았다. 이에 따라 미군의 공습 이후 이번 주초 건물 방화와 유엔 사무실 피습, 진압경찰 발포 등 시가전 양상의 격렬한 소요 사태가 벌어졌던 발루치스탄주 군사도시 퀘타에는 군 동원령이 내려져 중화기로 무장한 병력이 시내 곳곳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와 접경도시 페샤와르, 펀잡주와 신드주 주요 도시 등에도 군병력이 시내 주요 건물과 진입로에 포진했다. 또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금요 예배일을 맞아 이슬람 사원을 예배 외의 다른목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원천 봉쇄키로 내무부와 치안당국에 지시했다. 모이누딘 하이다르 내무장관은 "시위 지도부가 사원을 집회 장소로 악용, 대중들을 선동하고 있다"며 "예배 외의 행위는 강력한 단속으로 사전 차단할 것"이라고말해 최악의 경우 일부 이슬람 사원을 봉쇄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시르 칸 두라니 경찰청장(SSP)은 아프간 접경지역의 난민촌 지도자들에게 "시위에 참가할 경우 추방 조치하겠다"는 경고를 전달했으며, 이에 난민 지도자들은 시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접경지역 아프간 난민촌 중 상당수가 파키스탄 정부의 치안력이 미치지못하는 지역에 위치해 있어 이들이 주요 도시로 진입할 경우 진입로에서 무장경찰이나 군 병력과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자미앗-울레마 이슬라미(JUI) 등 이슬람 급진정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2시 금요예배를 마친 뒤 일제히 대미항전을 위해 봉기하라는 메시지를 전국 지부를 통해 전달했다고 현지 신문은 전했다. 전날 시위에서는 카르, 바자우르 지역 등에서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기 위한 경찰의 발포로 최소한 10명이 부상하고 수십명이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옥철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