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도 미국의 아프간공격에 반대하는 시위가 처음으로 벌어졌다. 필리핀의 ABS-CBN방송은 10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마라위시에서 5천명의 이슬람교도들이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을 연호하며 성조기를 불태우고 지하드(성전)를 촉구하는 과격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필리핀에서는 지난달 11일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폭탄테러가 있은 뒤 이슬람 신도들에 의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종교지도자와 학생, 지역정치인 등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처음에는 빈 라덴의 초상화를 들고 평화적인 시위를 시작했으나 곧 빈 란덴을 연호하며 성조기를 불태우고 '미국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는 등 과격한 양상을 보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이 시위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 가톨릭 신자가 대부분인 필리핀은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테러 후 가장 먼저 테러단체에 대한 공격을 선언했고 대통령이 직접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해 미국에 대한 지지와 국내 이슬람반군에 대한 공격을 선언함으로써 이슬람세력의 위세가 꺾였었다. 그러나 전체인구의 5%에 불과한 이슬람 교도들은 집단거주지인 민다나오섬을 중심으로 세력을 규합하고 인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틈을 타 이날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대는 이날 시위에서 `지하드'를 촉구했다. 미국은 최근 내놓은 세계테러단체 명단에서 필리핀의 이슬람 강경반군인 아부사야프를 아시아에서 가장 극렬한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