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州)에서 발생한 탄저균 감염은 테러에 의한 것이 아닌 것 같다고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9일 밝혔다.


미 보건 전문가들은 지난 5일 숨진 밤 스티븐스(63)이 사진 편집인으로 일하던, 보카 러턴의 슈퍼마켓 타블로이드판 신문 '더 선' 편집실에 대한 검사결과, 고전적인 생물학 테러에 들어맞지 않았다며 연방수사국(FBI)이 수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안전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대 생물학테러ㆍ전염병연구소의 브루스 클레멘츠 부소장 등 전문가들은 같은 건물에 함께 근무하던 한 남자 환자의 코 분비물에서 박테리아 양성반응이 있었다고 해서 반드시 이 질병에 감염됐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으며 미 국립보건원 연구진들 역시 FBI 수사는 "적절하지만" 탄저균 감염사건이 꼭 테러리스트들의 소행만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주의 한 보건국 관리는 앞서 탄저균 일부가 사망한 스티븐스의 컴퓨터 키보드에서 검출됐다고 밝혔으며 FBI는 사무용 빌딩 전체를 폐쇄하고 정밀조사를 진행중이다.


클레멘츠 교수는 또 "많은 탄저균이 살포됐다면 단 한 건의 감염사고에 그치지 않고 상당히 많은 사례를 보게 될 것"이며 테러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밖에 프린스 윌리엄 병원의 한 의사도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플로리다에서 거주했는지 여부가 분명치않은 한 40세 남자도 탄저균 박테리아 감염을 우려해 검사에 착수했으나 탄저병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탄저균은 극소량으로도 생물학 무기로 전환돼 수많은 인구를 감염,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 143개국이 서명한 협약에 따라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미 정부 관리들은 '9.11 테러참사'이후 테러리스트들이 무차별한 생화학 테러를 감행할 경우 무고한 시민들의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해왔다.


한편 지난 6일 탄저균 감염으로 사망한 스티븐스는 1979년이후 이 질병으로 희생된 미국내 첫 환자로 기록됐다.


탄저병 감염사실이 확인된 스티븐스와 같은 빌딩에서 근무했던 남자동료 1명은 마이애미 모처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웨스트 팜 비치<미 플로리다주> A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