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항공 소속 투폴례프(Tu)-154 여객기 추락 사고를 조사중인 러시아 특별조사위원회는 9일 여객기가 미사일에 맞았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러시아 당국은 Tu-154기(機) 추락 직후 부터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어 왔으며, 피격 가능성을 인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위원회는 이날 사고 조사위가 설치된 흑해(黑海) 연안 휴양지 소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Tu-154 여객기 미사일 격추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사위는 추락 사고 현장에서 수거된 여객기 동체와 희생자 시신에서 미사일에 쓰이는 쇠구슬들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사고기가 우크라이나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도 사고 여객기가 오발된 우크라이나 S-200 미사일에 피격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조사위는 덧붙였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군이 제출한 미사일 훈련 원격 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고기의 라디오파가 우크라이나군이 미사일 훈련 타켓용으로 띄워논 무인 비행기의 라디오파를 삼켜 훈련용 미사일이 여객기로 날아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 항공연합 소속 전문가들도 여객기 안에서 폭발이 발생했을 경우 잔해가 사방으로 퍼지는 반면 사고기 잔해가 수직으로 떨어진 점에 비춰 미사일 피격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 4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를 떠나 러시아 노보시비리스크로 가던 Tu-154여객기는 러시아 서남부 흑해(黑海) 상공에서 폭발 후 추락, 탑승객 78명 전원이 숨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