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에릭 A. 코넬(39)과 칼 E. 위먼(50), 독일의 볼프강 케터레(43) 등 3명이 정밀측정과 나노기술(nanotechnology) 발전에 크게기여할 수 있는 물질 상태에 대한 연구로 올해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학술원은 이날 미 표준연구소(NIST)의 코넬 박사와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케터레, 콜로라도대학의 위먼 교수 등 3명이 알칼리 원소로 된 묽은 가스에서 나타나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EC, Bose-Einstein Condensation)'에 관한 연구와 그 응축물의 특성에 관한 연구 업적으로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다고 발표했다. 왕립학술원은 이들은 일정한 에너지를 갖고 진동하는 레이저 빔의 광입자처럼 운동하는 물질상태를 인공적으로 만드는데 성공함으로써 이론적으로만 존재가 예측돼온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물질의 새로운 상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왕립학술원은 이어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의 응용 분야를 추정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며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 관련돼 있는 새로운 물질 제어 기술들은 정밀측정과 나노기술(nanotechnology) 같은 분야에서 혁명적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은 극한 조건에 있는 물질에서 나타나는 특정 상태를 이르는 말로 이런 상태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제시하고 증명한 인도의 물리학자 보스와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스는 1924년 광입자에 관한 중요한 이론적 계산을 해서 그 결과를 아인슈타인에게 보냈으며 아인슈타인은 이 이론을 원자의 특정 상태를 설명하는 것으로 발전시켰다. 아인슈타인은 이 이론에서 가스 상태의 원자들이 매우 낮은 온도로 냉각되면 모든 원자가 가능한 한 낮은 에너지 상태에서 서로 엉겨붙을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 과정이 수증기에서 물방울이 생기는 응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코넬과 위먼, 케터레는 이 이론이 등장한 뒤 70년이 지난 1995년 보스와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상태를 실제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코넬과 위먼은 약 2천 개의 루비듐(Rb) 원자를 절대온도 20nK(절대영도인 -273.16℃보다 0.00000002도 높은 상태)까지 냉각해 순수한 응축물을 만들었으며 케터레도 독자적으로 나트륨(Na) 원자를 이용해 보스-아인슈타인 응축물을 만들었다. 왕립학술원은 "이들의 연구는 양자-역학 공정에 대한 기초 연구에 활용될 수 있고 정지상태의 원자에 관련된 자연현상을 정밀 측정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왕립학술원은 또 "머지않아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리소그라피(석판인쇄:실리콘 칩 제작과정의 핵심기술)와 나노기술, 입체영상 등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노벨 사망 기념일인 오는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스웨덴 국왕 칼구스타프 16세로부터 상을 받고 100만 크로네(94만3천 달러)의 상금을 나눠 받게 된다. (스톡홀름 AFP.A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