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노르웨이 북부 바렌츠해(海)에침몰한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號) 인양작업이 착수 4개월여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쿠르스크호 인양 책임사인 네덜란드의 맘뫼트-스미트 컨소시엄은 9일 바다 밑에가라앉아 있던 쿠르스크호를 인양, 180㎞ 떨어진 무르만스크항(港) 부근 로슬랴코보도크로 옮기는 중이라고 밝혔다. 맘뫼트-스미트 컨소시엄은 앞서 8일 오전 3시 55분(현지시간) 본격적인 쿠르스크호 인양작업에 나서 15시간여 만인 같은날 오후 7시께 인양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컨소시엄은 `자이언트 4' 바지선에서 내려진 케이블 26개를 잠수함 곳곳에 설치된 구멍에 꾄 뒤 선체를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각각의 케이블은 54개의 초강철 로프로 구성돼 있다. 쿠르스크호는 기상조건이 좋을 경우 10일 낮 12시께 무르만스크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러시아 해군은 잠수함이 항구에 도착하면 우선 22개의 크루즈 미사일을 제거할 계획이다. 인양작업 책임자들은 쿠르스크호 인양이 의외로 쉽게 이뤄졌다고 전했다. 쿠르스크호는 해저 진흙뻘에서 꺼내진 뒤 시간당 10m 속도로 수면 위로 끌어올려 졌다. 컨소시엄은 당초 지난달 15일 인양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기상조건 악화로인양을 계속 연기해 왔다. 프란스 반 수메렌 맘뫼트 사장은 "잠수함 인양에 성공해 매우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열심히 일했다. 인양작업은 때로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우리는 결국 성공했다"고 기쁨을 토로했다. 쿠르스크호 인양 과정에서는 당초 우려됐던 방사능 누출 등의 위험은 발생하지않았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관계자들은 잠수함 침몰시 2개 원자로가 자동 폐쇄돼위험이 없었다고 말했다. 쿠르스크호는 작년 8월 12일 북양함대 훈련 중 선수 부위의 폭발로 침몰, 승무원 118명 전원이 숨졌다. 러시아 당국은 그러나 그동안 12구의 승무원 시신을 회수하는데 그쳤다. 당국은 현재 사고 후(後) 어뢰실 폭발, 또는 어뢰실 폭발로 인한 침몰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다. 쿠르스크호 인양작업에는 모두 6천500만달러가 투입됐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