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이틀째 야간 맹폭격을 가한데 이어 현지시각으로 9일 아침 8시15분께 집권 탈레반의 근거지인 남부 칸다하르의 탈레반 본부를 폭격했다. 미국과 영국이 아프간 공습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폭격은 모두 야간에만 이뤄졌으나 주간시간대 폭격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폭격은 미국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측은 칸다하르 폭격에 동원된항공기가 미국 또는 동맹국의 항공기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즉각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현재 반군인 북부동맹이 장악하고 있는 활주로와 칸다하르의 위치가 상당한 거리에 있고, 반군이 이 정도의 거리까지 폭격에 나설만한 공군력이 없기 때문에 이번폭격은 미국에 의한 공습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측은 AIP통신을 통해 이번 칸다하르 주간공습이 미국측이 감행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자신들의 대공포 반격으로 미군기가 퇴각했다고 주장했다. 칸다하르의 탈레반 관계자인 모하메드 아흐메드는 공습 사실을 확인했으나, 하미드 울라 탈레반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몇대의 미확인 비행기가 상공을 지나갔으나 폭탄을 투하하지는 않았다"고 말하는 등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칸다하르에 대한 공습에 앞서 새벽 4시50분께 수도 카불 상공에 미확인 제트기1대가 출현, 도시 외곽과 공항 등에 폭탄을 투하했으며, 탈레반측이 대공포로 응사했다고 현지 주민들이 밝혔다. 한편 8일밤 미국이 카불에 대해 가한 야간공습으로 현지에서 대인지뢰제거 작업을 벌이던 유엔 요원 4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카불시내 `와지르 아크바르 한' 병원의 의사들은 유엔요원 4명이 숨졌으며 다른한명은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고 말했다. 폭격현장에 있던 관리들도 카불에 산재한 대인지뢰를 제거하던 유엔직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확인했다. 지뢰제거요원들의 사무실은 탈레반 라디오방송 타워 부근에 위치해 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의 대변인인 압둘 하이 무트마인은 칸다하르에 대한 주간공습이 있기 전 언론과의 전화접촉에서 "8일밤 공습은 전날인 7일밤의 첫번째 공습에 비해 강도가 낮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말하고 "제트기들이 카불과 칸다하르 뿐만 아니라 북부지방의 쿤두즈와 마자르-에-샤리프도 표적으로 삼아 공격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인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 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공격이 어떠한 군사적 목표물에도 타격을 가하지 못했으며 아프간국민들의 사기는 충천해 있다"고 역설했다. 무트마인 대변인은 특히 아흐타르 모하마드 만수르 탈레반 공군사령관이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이란 관영 IRNA통신의 보도에 대해 "전적으로 허위"라고 반박하면서만수르 사령관이 건재하다고 밝혔다. (카불 AP.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