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내 미국의 식량공수는 선전을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용지물과 다름이 없다고 파키스탄에 주재하고 있는 스위스 정부의 구호관계자가 8일 밝혔다. 스위스 개발청의 파키스탄 주재관인 루돌프 하게는 스위스국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영국의 공습으로 식량보급에 차질이 빚어져 다가오는 겨울철에 수백만명의 아프간인들이 기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하게는 미.영의 공습이후 필수적인 식량공급이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4-6주안에 눈이 내리게 되면 외딴 지역에 식량을 공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6-7백만명이 기아로 사망하게 될 상황을 맞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엔은 식량원조에 일부 또는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아프간인들이 약 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과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공습이후 일부난민들이 이란접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미확인 보도를 접하고 있으나 현지 파견요원들의 보고에 의하면 대규모 난민의 이동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마카레나 아길라 대변인은 ICRC가 주요 도시에 의약품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으나 산간 지역과 접근이 불가능한 외곽으로 피신한 난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아길라 대변인은 특히 "도시 외곽으로 피난하는 난민들이 지뢰에 희생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점이 심각한 우려로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