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시작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작전에는 C-17 수송기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있다. 첨단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공격목표물에 폭탄을 투하하고 있는 반면 이들 수송기는 아프난 난민과 빈민을 겨냥해 폭탄 대신 식량과 의약품 등의 구호물자를 투하하고 있다. 모든 구호품에는 성조기와 함께 "미국으로부터의 선물"이라는 도장이 찍혀있다. 아프간에 대해 공습을 시작했지만 아프간 국민들은 공습이 아닌 원조의 대상이란 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공습과 동시에 구호물자도 본격적으로 투하되고 있다. 공습 첫날에만 C-17 수송기 2대가 동원돼 3천7천여개의 개별포장된 구호식량이 공수됐다. 예전에는 구호품을 낙하산에 달아 투하함으로써 지상착륙 과정에서의 충격으로 산산조각 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자에 종이날개를 달아 충격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미 관리들은 1달러짜리 지폐의 뒷 면에 새겨진 독수리가 한 쪽 발로는 화살, 다른 쪽 발로는 올리브 가지를 잡고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상 첫 군사-인도 양면작전이 이슬람권 전체를 적으로 삼지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타임 최신호(8일자)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주전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에게 이미 심각한 상황에 빠져있는 아프간 국민들의 기아문제 해결책을 강구하도록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부시행정부가 요르단과 이집트,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의 우방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슬람권 국가의 지지를 얻어 결속을 다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프간에 대한 지원이라는 점이 명확해진데 따른 것이었다. 지난 20여년에 걸쳐 전쟁을 겪어온 아프간에서는 1만명당 6명이 매일 기아로 숨지고 있어 1년내에 인구가 30% 가량 줄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심각한 기아에 당면해있다. 부시행정부는 아프간에 대한 연간 원조 프로그램 1억7천만달러 이외에 1억∼1억2천500만달러 정도를 추가하는 정도로 계획을 잡다 지난 주초 추가 원조 액수가 3억2천만달러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여기에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연간원조와 추가원조를 한꺼번에 집행하는 계획이 잡히고 급한대로 2천500만달러 상당의 구호물자를 공급한 뒤 나머지는 공습 이후로 미뤄져 왔다. 아프간 국민에 대한 구호물자 제공은 국제개발처(AID)가 유엔의 협력을 얻어 국경 인근지역에서 트럭과 당나귀를 동원해 제공하고 있지만 탈레반이 장악한 내륙지역에서는 C-17 수송기가 동원되고 있다. 미공군은 공중투하되는 구호물자가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지는 것을 막고 구호물자 수송에 나선 C-17 수송기가 격추되는 것을 막기위해 공습작전과 병행해서 또하나 공습작전을 펴고있다. 우선 탈레반 병력의 방공포를 피할 수 있는 항로를 확보하되이를 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적의 방공포를 파괴하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있다. 수송전문가들은 구호물자 수송이 수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워싱턴당국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을 통해 미국의 구호물자 수송을 아프간 국민들 뿐만아니라 이슬람권에 최대한 전파하기 위한 홍보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