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 郞) 일본 총리는8일 베이징(北京)에서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과 연쇄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개선 문제 등을 논의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장 주석과 회담을 가진 후 기자들에게 테러퇴치를 위해 양국이 힘을 합치고 두나라 우호를 위해 서로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자신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응어리는 풀렸다"고 말했으며 미군 지원 등을 위한 자위대 파견에 대해서도 무력 행사는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중국측의 이해를 얻어냈다고 덧붙였다. 고이즈미 총리는 앞서 주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일본의) 전쟁 휘생자를 추도하고 부전(不戰) 결의를 새로 다지기 위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본 정부와 여당이 강행 추진중인 `테러 대책 특별 조치법안'은 "국제사회의 테러 대응에 협력하기 위한 것으로 군사 대국화를 의도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 총리는 "자위대의 활동 범위 확대에는 신중을 기해달라"고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통신은 전했다. 주 총리와의 회담에는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이 배석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정상 회담에 앞서 이날 낮 베이징(北京) 교외의 노구교(盧溝橋)와 중국 인민 항일 전쟁 기념관을 둘러봤다. 고이즈미 총리는 견학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전쟁의 비참함 을 새삼 절감했으며 침략으로 희생된 중국인들에 대한 사죄와 애도의 기분을 갖고 견학했다"면서 "두번 다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간은 과거를 공부함으로써 반성한다"며 "(일본은) 두 번 다시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반성에서 전후 평화 국가로서 번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와 함께 "일본은 과거 미국과 전쟁을 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우호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도 과거에 불행한 한시기는 있었지만 미일 우호 관계처럼 강력한 우호 관계를 맺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현직 총리가 중일 전쟁의 도화선이 됐던 노구교를 방문한 것은 지난 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이후 두 번째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