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적 자유'로 이름 붙여진 이번 전쟁은 목표물을 분명히 확정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총동원해 아군의 피해를 줄인다는 기본 전략의 면에선 걸프전의 '사막의 폭풍' 작전과 일치한다. 하지만 세부적인 면에선 커다란 차이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작전방식 차이 =가장 근본적 차이는 걸프전 상대였던 이라크가 미사일과 탱크 등 중화기로 무장한 '보이는 적'이었던 반면 이번 전쟁의 상대방은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는 '얼굴 없는 적'이란 점이다. 이 때문에 공격 형태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걸프전에서 미국은 대규모 공습으로 이라크의 방공망 등 군사기지를 무력화한 뒤 최종 단계에서 지상군을 투입,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공군의 엄호 폭격이 진행되는 동안 특수부대가 아프가니스탄으로 침투해 임무 수행을 하는 방식이 유력시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군의 합작으로 이뤄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이번 공격은 미국의 다음 공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방공망 초토화를 시도한 것이다. 요인 체포와 암살 등 비정규전까지 불사하는 것도 작전상 큰 차이다. 전쟁기간도 차이 =투입 전력도 72만명 병력과 공군기 2천6백대가 동원된 걸프전에 비하면 '항구적 자유'엔 훨씬 소규모가 동원돼 병력은 수만명, 항공기는 5백대 가량이 될 전망이다. 개전 시점과 작전 기간도 정반대다. 걸프전 때 미국은 다국적군 편성에 5개월 반을 쏟아부었지만 군사작전은 1백시간 만에 끝낸 초단기전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상대적으로 조기 개전하지만 테러조직 섬멸이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미 관계자들은 공언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작전 개시에 앞서 유엔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걸프전과의 차이다. 걸프전 당시에는 유엔 안보리에서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을 승인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이번 작전은 자위권 발동이므로 유엔의 승인이 필요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핵심 지휘부는 같아 =걸프전과 테러대전은 작전 방식과 전쟁기간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공통점도 있다. 딕 체니 부통령(당시 국방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당시 합참의장)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당시 국방차관) 등 걸프전 주역들이 현재 그대로 전시 내각의 중추로 활약하고 있다. 미국이 동맹국과 아랍권 국가들을 끌어들여 다국적군을 편성해 작전에 임한다는 관측도 걸프전과 비슷한 점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