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공격이 단행된 7일 탈레반 정권은 즉각 전시체제로 돌입했다. 테러 직후부터 미국의 공격에 대비,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해온 탈레반은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자 대공포 스팅어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채 결사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총영사는 이날 "미국이 공격했기 때문에 우리는 지하드(성전)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의 알 물라 누르 국방차관보는 한 아랍TV와의 회견에서 미군 전폭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순항미사일과 전폭기 등을 동원한 미국 및 영국의 공습으로 탈레반 국방부와 훈련캠프 등 주요 기반시설 상당수가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불과 칸다하르 등 공격대상 지역은 이미 전기공급도 끊긴 상태다. 탈레반 군사정부는 옛소련 시대의 무기로 무장한 4만∼6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빈 라덴에 충성하는 외국 출신 이슬람전사 수도 약 7천∼1만2천명에 달한다. 전사들은 자동소총과 로켓 추진 수류탄발사기, 박격포 등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T 59, T 55 등과 같은 낡은 소련제 탱크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미국이 제공했던 스팅어 대공미사일은 위협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급진단체 이슬람청년운동(GPI)은 미국과 영국에 맞서기 위해 지하드 요원 3천여명을 이번주내로 아프가니스탄에 급파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수아입 비두 GPI의장은 이날 현지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하드 요원 3천1백25명을 금주중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아입 의장은 선발요원 50명이 최근 자바주 수라바야를 출발, 아프간으로 떠났으며 이들은 현지 정세를 파악한 뒤 향후 파견될 지하드 본대를 안내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