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3년부터 로마에서 망명해오면서 현재 탈레반이후 새로운 아프간 정권 구축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하마드 자히르 샤(86) 전(前) 아프간 국왕은 7일 미국에 대해 아프간의 영토 주권과 국민의 안전을 존중해줄 것을 촉구했다. 샤 전 국왕은 미국과 영국의 아프간 공격이 시작된 지 몇시간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민들이 탈레반과 그의 비호자(파키스탄을 의미)에 의해 고통과 슬픔, 그리고 파괴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비록 미국이 지난 9.11 테러범들을 색출해 응징할 합법적인 권리를 지니고 있음을 인정하지만 우리의 지상 목표는 아프간국민 및 영토의 안전과 통합 그리고 위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영토 주권을 존중하고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나아가 아프간 국민은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인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샤 전 국왕은 현재 탈레반에 대응하는 세력들의 통합을 추진하는 중심 인물로 조만간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탈레반 이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파키스탄에 특사를 파견할 예정이다. 샤 전 국왕의 파키스탄 특사는 자신의 자문이자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헤다야트 아민 아르살라 전(前) 외무장관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며칠내에 파키스탄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살라 대변인은 이날 샤 전 국왕이 TV를 통해 미국의 아프간 공격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으며 슬퍼했다"고 전했다. 샤 전 국왕은 아프간을 40년동안 통치하다 자신의 사촌이 주도한 쿠데타에 의해 축출돼 지난 1973년부터 로마에서 망명해오고 있다. 그는 지난주 아프간 신 정부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아프간 부족 및 군부 지도자 회의를 소집하기 위해 탈레반 반대세력인 북부동맹과 연대했다. (로마 AFP AP = 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