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보복 공격을 앞둔 미국과 영국이외교적 정지작업을 일단락짓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 정권에 최후통첩성격의 경고를 보내는 등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한 전쟁은 마지막 수순을 밟아가고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대규모 병력을 실은 미 군용기들이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하는가하면 아프간이 미 정찰기에 대공포 사격을 가하는 등 아프간 주변지역의 긴장은 한껏 고조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6일 전했다. 아프간 주변지역에 배치되는 첫 대규모 지상군인 제10산악사단의 장병 1천여명은 이날 수송기편으로 아프가니스탄과 가까운 우즈베키스탄 남부의 한 공항에 도착해 작전임무 수행에 들어갔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우즈베키스탄에 배치되는 병력이 수천명선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들은 우즈베키스탄내 미군 병력과 시설의 보호, 비상사태 발생시 신속대응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비상사태'에는 빈 라덴 추적에 나선 특수부대원들이 탈레반 병력에 의해 포위되거나 사로잡힌 경우, 정찰 또는 공격임무에 나선 군용기와 인도적 지원물품 공수에 투입된 항공기가 격추되는 경우 등이 상정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인도적 활동을 수행하는 경우에 한해 미군의 우즈베키스탄 내 공항 사용을 허가했지만 이와같은 임무의 성격을 생각할 때 우즈베키스탄의 지상군 병력이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을 넘어 탈레반과 직접 교전을 벌이는 상황은 언제든 발생 가능한 것으로 관측된다.우즈베키스탄에 배치된 병력이 산악전투와 혹한기 임무수행에 능통한 부대 구성원들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CNN은 현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우즈베키스탄 남부 칸다바드 공항 인근의항공기 왕래가 최근들어 부쩍 잦아졌다고 전했다. 칸다바드 공항은 바로 제10산악사단 병력이 도착한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영은 이미 300대 이상의 항공기와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한 군함, 3만여명의 병력 등으로 이뤄진 91년 걸프전 이래 최대의군사력을 아프간 공격권 내에 배치해두고 있어 언제든지 개전이 가능한 상황이다.뉴욕 타임스는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미군 특수부대 병력은 거의 전무하지만 곧 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되는 이집트에 500여명의 특수부대 병력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며 이들은 언제라도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될 수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영의 대 아프간 공격에서 갑자기 핵심적인 의미를 지닌 지역으로 부상한 우즈베키스탄에는 탈레반의 공격경고에 대한 보도까지 전해져 어수선한 분위기다.파키스탄에서 청취된 탈레반의 방송은 "우즈베키스탄 국경으로부터 어떤 공격이라도가해질 경우 우리는 우즈베키스탄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러가지 정황을 감안할 때 미.영군이 이미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상당한 수준의 군사활동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에서는 미군 정찰기로 보이는 항공기를 향해 탈레반의 대공포가 발사됐다. 탈레반 외무부는 미군정찰기 한대를 향해 대공포를 발사했으나 격추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이에 대해 일체 논평을 하지 않고 있으나 CNN의 군사분석가인 웨슬리클라크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은 탈레반의 공격을 받은 항공기가 이미이 지역에 다수 배치된 무인정찰기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은지난달 22일 미국의 무인정찰기 한대를 격추시킨 바 있다. 미 방송들은 그렇지 않아도 전쟁공포에 빠져 있는 아프간 주민들이 대공포 발사음에 놀라 거리로 뛰쳐나오는등 공황에 가까운 상황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미.영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사실에 고무된 아프간의 반(反) 탈레반 세력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군세력의 한 대변인은 서방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부 전략요충지인 마자르-이-샤리프 50㎞근처까지 북부동맹 병력이 진격했으며 곧 이도시를 점령할 수 있르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