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겨냥한 대(對)테러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 미군 정예병력 1천여명이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우즈베키스탄으로 출발했다.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5일 중동 및 중앙아시아를 순방중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수송기와 헬기, 수색 및 구조임무 군부대를위해 미군에 공군기지 한 곳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이미 뉴욕 포트 드럼에 주둔하고 있던 제10 산악사단 병력이 우즈베키스탄 공군기지를 향해 비행중이라고 럼즈펠드 장관을 수행중인 한 고위 관리는 말했다. 이 병력의 도착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관리들은 5일중 우즈베키스탄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항공모함을 비롯한 전함과 폭격기 등을 아프간 사정권내 원거리에 배치하기는 했지만, 파키스탄 인근해역의 상륙함에 승선중인 2천200명의 해병대 병력 이외에 아프간을 눈 앞에 둔 인접국 영토에 대규모 지상군 병력을 배치하기는 이번이처음이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는 혹한 전투 전문인 제10 산악사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을 펼칠 특수부대의 임무를 지원하기 위한 즉각 대응군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탈레반에 동정적인 국민의 반발을 의식,자국의 땅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습이나 지상전을 위한 공격기지로는 사용할 수없으며, 특수부대 군병력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전제를 달았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위치를 공개하지 않은 채 미군의 사용이 허용된 비행장 및 부대시설은 타슈켄트에서 약 500㎞ 떨어진 곳에 있으며, 인도적 임무 및 수색.구조임무를 수행하기에 적당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공군기지가 우즈베키스탄 남쪽 카르시 인근 카나바드일 것이라고관측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의 북쪽 국경에 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옛소련당시 건설된 군사기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테러전시 미군의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유럽을 대표해 대테러 국제연대를 위해 나서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5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임박한 테러전에앞서 또 다른 인접국인 파키스탄측의 협력을 재차 확인했다. 블레어 총리는 "테러세력을 향한 공격이 아프간 국민들을 직접 겨냥해서는 안된다"고 전제한 뒤 "미국 주도의 테러 응징 노력을 지지키로 한 파키스탄의 결정은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전이 임박했다는 징후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될 것이며미 국민들은 인명의 피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혀 국민들의 결연한자세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5일 밤 대통령 별장이 있는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로 향했으며 6일 이곳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전화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타슈켄트.이슬라마바드 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