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가 미국 테러 사건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을 자국 법정에서 처벌하는 방안을미국측에 제의했다고 독일 일간지 빌트가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탈레반 정부가 미국의 보복 공격을 피하기 위해 압드 알-살림 사이프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를 통해 이같은 제의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측은 빈 라덴을 자국에서 사법처리하기 위한 조건으로 빈 라덴이 미국에대한 테러를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미국이 직접 탈레반 정부에 통보할것을 요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이프 대사는 미국이 탈레반측의 빈 라덴 사법처리 제의를 거부할 경우에도 탈레반은 미국측과 이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프 대사는 "우리는 테러리즘을 반대하고 있으며 빈 라덴 문제를 포함, 모든문제를 가지고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이프 대사는 "우리는 이슬람 교리에 어긋나거나 아프가니스탄 문화에반하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탈레반 정부가 미국의 요구대로 빈라덴의 신병을 인도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관측통들은 탈레반측의 이같은 제의는 진지한 논의를 거쳐 나온 것으로 미국측이 신중하게 고려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이프 대사는 지난 주말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탈레반 지도자들과 이번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