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군부의 정치 활동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5일 제 56회 `국군의 날' 기념 연설에서 "군이 갖는 국방 및사회.정치 역할(이중 기능)은 재고돼야 한다. 군은 사회.정치 역할에서 벗어나 국방분야에만 전념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군은 모든 정당들이 정치적 열망을 표출할 수 있도록 신뢰를 보내고 국내 치안 책임은 경찰에 맡겨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또 "군은 과거 사회.정치적 역할을 담당하면서 인권위반 사례가 잦았다.군은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국토 통일 유지를 위해서는 주저하지 말고 과감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리독립 운동이 고조되고 있는 수마트라 북부 아체와 인도네시아 최동단 이리안자야 등의 반군 세력에 대해서는 인권유린 문제를 의식하지 말고 단호한 조치를취하도록 주문한 것이다. 메가와티 대통령이 군의 정치개입 중단을 촉구한 것은 압두라만 와히드 전(前)대통령 교체 과정에서 강력한 후원 역할을 한 군부의 영향력이 비대해지는 점을 우려한 국내외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군은 수하르토 독재정권 32년간 국회 500석중 100석을 차지하고 각종 공직을 겸임했으며 국내 치안활동에도 관여했으나 와히드 집권 후 의석이 38석으로 감소하는등 권한이 크게 위축됐으나 메가와티 집권으로 영향력이 다시 비대해졌다. 그러나 위도도 통합군사령관은 "군의 정치적 역할은 국가 통일의 틀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정치 관여는 위기 해결책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으로 간주돼야 한다"며정치활동 중단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부해 향후 메가와티와 힘겨루기를 예고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