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5일 오후(현지시간) 파키스탄을 방문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파키스탄 외무부가 밝혔다. 앞서 러시아를 방문한 블레어 총리는 이날 오후 특별기편으로 이슬라마바드 라발핀디 공항에 도착, 무샤라프 대통령과 파키스탄 각료들의 영접을 받는다. 양국 정상은 곧바로 대통령궁에서 회담을 갖고 대(對) 테러전쟁 수행을 위한 군사협력 방안과 국제사회의 지지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 파키스탄 정부가 미국이 제시한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연루증거가 '기소할 만한 정도로 강력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양 정상이 각각 보유한 구체적인 테러 증거를 공유하고 빈 라덴의 행방 및 아프간내 전쟁대비 상황 등에 관해서도 정보를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파키스탄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달 11일 미국 테러 발생 이후 서방측 지도자가 파키스탄을 찾는 것은 지난달말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최고위 대표를 비롯한 EU 대표단 방문에 이어 두번째다. 영국 총리실은 블레어 총리의 자세한 방문일정과 회담의제에 대해 밝히지 않은 채 '짧은 방문'이 될 것이라고만 말해 블레어 총리는 수시간 동안 정상회담만 갖고 곧바로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최근 인도 정부군과 파키스탄 이슬람 민병대 사이에 다시 격화하고 있는 잠무 카슈미르 지방 영토분쟁 및 최근 발생한 스리나가르 지역 폭탄테러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파키스탄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국 정보기관 MI-5, MI-6 요원들의 정보수집 활동에 관해서도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한 언론은 전했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