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4일 대(對) 테러 국제연대 구축에 힘쓰고 있는 미국에 대해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면서까지 아랍권의 환심을사려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샤론 총리는 이날 폭력사태가 심화되고 텔아비브를 이륙한 러시아행 전세기가 공중 폭파된 뒤 몇 시간 후 "(미국은) 우리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아랍권의 환심을 사려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세계의 우두머리인 미국은 1938년 유럽 민주국가들이 일시적 해법을 위해 체코슬로바키아를 희생시킨 끔찍한 실수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며 "이스라엘은 체코슬로바키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강대국들은 1938년 뮌헨회의에서 독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게 굴복해 나치 정권이 체코슬로바키아의 일부를 점령하는 것을 묵인해줬으나 1년 뒤 2차 세계대전이 발생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아랍권과 이슬람국가들을 대 테러 국제 연대에 동참시키기 위해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과 휴전에 합의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샤론 총리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은 테러와 끊임없이 싸울 것이며 군사적 공격을 중단한다는 약속도 취소한다"며 "앞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만 의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텔아비브를 떠나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로 향하던 여객기가 공중폭발 후 추락한 사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미국 대통령과 협의했다며 양국은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텔아비브 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