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에서 운반되는 미사일과 각종 폭발물에 대한 보안체계가 허술해 테러범들이 손쉽게 이를 탈취해 테러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4일 정부의 비밀 문건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타임스가 인용한 미 의회 회계감사원(GAO)의 한 비밀 보고서는 "트럭을 이용한 미국내 폭발물 운송체계의 취약성은 너무나 심각해 국가안보와 공공안전에 심대한 위험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9.11 테러' 이후 테러범들이 테러에 사용될 수 있는 위험물의 트럭운송면허를 취득하려 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으나 이 보고서와 다른 관련 문건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운반중이거나 일시적으로 민간 트럭에 적재된 미군의무기를 테러범들이 빼내는 것은 더욱 손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취약성에 노출된 무기들 가운데 잠금장치가 미비한 견착식 로켓 등 일부 무기는 바로 발사가 가능하며 다른 무기들은 인명을 살상하고 기업과 가옥들을 파괴할 수 있는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GAO 보고서는 경고했다. GAO의 또다른 보고서는 군당국이 운반중인 무기와 폭발물의 정확한 소재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군도, 운송업자도 모르는 사이에 192기의 스팅어 미사일이 민간 보관소에 보관돼 있었던 사례를 제시했다. 타임스는 미 국방부가 매년 실시하는 폭발물 운송은 4만건에 이르며 이 가운데 20%는 크루스 미사일이나 견착식 로켓 등 극히 위험한 무기들이라고 지적하고 이와 같은 운송작업이 군에 의해 직접 이뤄지지 않고 민간 트럭운반업자들에게 맡겨지는 일이 많아 더욱 문제라고 설명했다. 무기운반을 담당하는 트럭 운전사는 일반 터미널에서 무기들을 적재해둔 채 트럭을 떠날 수 있도록 군과의 계약에 명시돼 있어 도난의 위험은 물론 주거지 인근에 방치될 우려가 큰데도 경비는 소홀하기 그지 없다는 것이다. GAO 조사관들의 현장조사에서는 출입문을 일상적으로 열어둔 채 호크 지대공 미사일을 보관하던 보관소가 적발됐으며 화물적하 장부에 아무나 접근해 어느 트럭에 폭발물이나 위험물질이 실려있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한 사례도 5건이나 발견됐다. 타임스는 GAO의 조사결과 지난 4월에서 7월 사이 국방부의 운송물 가운데 43%가 터미널에서 최소 1주일 이상 보관돼 있었고 이 가운데 4분의 1은 대규모 폭발 가능성이 있는 군용 장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와같은 문제점을 다루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