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공격 사건은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역사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지각변동을 가져왔다고 콜린파월 미 국무장관이 3일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일단의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미국 주도의 대(對)테러 연대에 전폭적인 협력을 다짐하고 러시아-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를 발전시킨 것은 종전엔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더 많은 정치적 역할을 맡게될 경우 나토 동유럽 확대 반대 입장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이것이 내년의 나토 확대 방법 등을 다루기 위한 프라하 정상회담 때까지 계속될 논의의 시작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지난달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테러공격 사건이 발생한 후 미국이광범위한 대 테러 국제 연대를 촉구한 데 호응해 러시아가 취한 다각적인 조치들을찬양했다. 푸틴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은 테러공격과 관련된 "상황을 분석해, 매우 신속하게 자신들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 즉 테러리즘에 반대하는 국제 연대의 일원이 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의 영공 통과 허용 외에도 아프가니스탄에 은신 중인 테러공격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알-카에다 조직을 겨냥한 수색 및 구조 임무에 자국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미국의 대 테러 군사작전에 전례없는 지원을 제공했다. 러시아는 이와 함께 자국의 영향권에 들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중앙아시아의구 소련 공화국들과 미국이 협력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미국 측에 통보하기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3일 오전 푸틴 대통령에게 하루 전 나토 동맹국들에게 통보했던것과 같은 내용의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에 관한 기밀정보를 전달했다. 미국이러시아에 대해 기밀정보를 제공한 것은 냉전시대 적대관계였던 두 나라 사이에서 전례가 없거나 아주 드문 일에 속한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나토가 만약 지금까지와는다른 색깔로 바뀌어 정치적인 기구가 되고 우리가 그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면 우리는 당연히 나토의 발트지역 확대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FPㆍA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