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아프가니스탄집권 탈레반 축출 등 테러와의 전쟁 준비를 완료한 가운데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2일 중동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키로 하는 등 막판 외교적 노력이 거듭되고있다. 그러나 탈레반은 미국 정부에 전쟁을 피하기 위한 대화를 요구하면서도 오사마빈 라덴의 인도가 불가하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럼즈벨드 미 국방장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오만, 이집트 등 중동 3개국과 우스베키스탄을 방문, 대테러전쟁에 대해 협의한다고빅토리아 클라크 국방부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클라크 대변인은 럼즈펠드 장관이 중동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이 지역 정치,군부 지도자와 협의함으로써 테러전쟁을 위한 국제적인 연대 결성에서 이 지역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소극적 태도를 견지했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도 재개입, 팔레스타인국가 창설이 미국의 중동정책의 일부라고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미 국무부도 임박한 개전과 관련, 주재국 대사들에게 미국 정부가 갖고 있는 빈라덴과 그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테러 상황을 설명하도록 지시하는 등 외교적인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임스 켈리 동아시아ㆍ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오는 8-10일 중국을 방문한 뒤 11-12일 이틀동안 서울에 도착,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테러대책을 논의한다. 미국은 중동국가들의 대테러 전쟁 지지 분위기 조성을 꾀하는 동시에 4번째 항공모함 전단을 서남아시아 해역으로 발진시켰으며 나토도 이날 지난 9월11일 터진미 심장부에 대한 동시다발테러와 관련, 이날 집단적 자위권을 발동, 사우디 아라비아출신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과 그를 보호하고 있는 탈레반에 대한 응징을 결의했다. 미국 정부는 이슬람근본주의 집권 탈레반이 전쟁을 피하기위한 대화를 요구하면서도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인도를 거부하자 이를 '발뺌에 불과하다'며 즉각 일축하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탈레반 정권은 즉각 빈 라덴을 인도하고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해체하라고 경고하고 "탈레반를 위한 시간표는 없으며협상같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잉글랜드 남부 브라이튼에서 열린 노동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탈레반에 대해 "테러리스트들에 항복하든지, 힘에 항복하든지 그것은 당신들의 선택"이라며 빈 라덴 인도 등과 관련, 타협의 여지가 없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경우 탈레반이 공격목표가 될 것이라고 발언, 지금까지 각국 지도자들의 발언중 가장 생생하면서도 구체적인 수사를 동원했다. 조지 로버트슨 나토 사무총장도 프랜시스 테일러 미국 특사의 테러배후 조사결과를 청취한 뒤 52년 사상 첫 집단적 자위권 발동을 선언하면서 미국이"명백하고도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며 "미국이 제시한 증거들은 (이번 테러가) 외부 공격에의한 것이었고 빈 라덴과 알-카에다가 가담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미국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을 인정하면서 러시아 정부는 빈 라덴의 혐의와 관련한 "어떤 증거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지지했다.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주재 탈레반 대사는 앞서 파키스탄 서부 퀘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빈 라덴을 '제3국'에 인도하는 것을 포함, "협상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으나 백악관과 미 국방부는 탈레반 정부에 의해 11번째 발표된 이같은 메시지는 "미국 등 서방의 공격에 대비, 시간을 벌기위한 술책으로 협상은 없다. 행동만이 있을 뿐"이라며 즉각 일축했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는 지난 30일 미국 등 서방에 의한 대테러전쟁에서 설사 정권이 전복되더라도 장기적인 유혈 게릴라전을 계속 전개할 것이라고 다짐, 항전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워싱턴.브뤼셀 AF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