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테러리즘 근절책을 토의하기 위한 유엔총회 본회의가 1일 오전(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개막돼 테러활동에 대한 강도 높은비난과 함께 테러 척결을 위한 구체적이고 단호한 약속들이 이어졌다. 제56차 총회의장을 맡고있는 한승수(韓昇洙) 외교장관은 본회의를 개막하면서 "테러는 한 문명이 다른 문명을 향해 휘두르는 무기가 아니라 소수의 범죄집단이 문명 그 자체를 약화시키는 파괴의 수단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문화와 종교적 차이를 넘어 테러와의 싸움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개막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의 의지를 모아 폭넓은 연대를 형성하면 테러리즘을 격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테러리즘을 결코 이길수 없을 것"이라며 유엔 회원국들에 대해 대(對)테러 국제연대에 참여해 줄 것을 촉구했다. 금주말까지 계속되는 이번 본회의에는 189개 유엔 회원국 중 145개국 대표들이 발언을 신청해 유엔사상 단일의제로는 가장 많은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 개막에 앞서 세계무역센터 테러참상을 알리기 위해 특별초청 인사로 연단에 선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이곳에서 불과 몇㎞ 밖에 떨어지지 않은곳에 있는 세계무역센터의 잔해 속에 테러의 증거와 야만성, 잔학성이 묻혀있다"고 밝히고 테러와의 싸움에서 '중립'은 있을 수 없다며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를 유엔에서 축출해 국제적으로 고립시킬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세계의 모든 국가가 테러와의 전쟁에 힘을 합치지 않는다면 테러범들은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유엔의 이념까지 파괴할 것"이라면서 "유엔은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용납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취임후 첫 본회 발언에 나선 존 네그로폰테는 테러범들이 암세포처럼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들을 제거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에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네그로폰테 대사는 이어 "국제사회의 효과적인 법 집행의 결과가 이미 나타나고있지만 테러와의 전쟁은 국제 테러범의 정보와 기술, 인력, 자금, 무기 공유능력을 분쇄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단호한 테러척결 의지를 나타내고 미국은 "이 자리에 많은 친구를 갖고있다"고 덧붙였다. 장 드 루이트 벨기에 대사는 유럽연합(EU)을 대표한 연설에서 EU 회원국들이 테러근절을 위한 조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테러활동의 자금원을 차단하기위한 모든 조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아흐메드 아불 케이트 이집트 대사는 이슬람을 이용해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범죄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제안한 테러리즘에 관한 국제회의 소집을 재촉구하고 이를 위한 총회결의안 채택을 제의했다. 유엔은 당초 국제테러리즘 근절조치를 본회의가 아닌 제6위원회에서 올해 말에나 토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테러참사를 계기로 총회 본회의에 직접 상정해 논의를 하고있다. (유엔본부=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