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3:03
수정2006.04.02 03:04
아프가니스탄내 공군기지에서 비밀리에 보잉제트기 조종술을 익힌 14명의 젊은 이슬람 교도들이 가짜 여권과 신분을 사용하면서 미국이나 유럽에 은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들중 7명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다른 자살테러를 저지르기에 충분한 조종술을 익히고 1년여전에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고 전했다.
오사마 빈 라덴이 각지에 심어놓은 잠복요원들을 추적하고 있는 전 세계 정보기관들은 이에 따라 이 14명을 추적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신문은 말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국영 항공사인 아리아나의 선임 조종사 라술 파르바즈 기장과 다른 4명의 기장들로부터 훈련을 받았다고 신문은 말했다.
라술 기장은 탈레반 정권이 자신과 4명의 다른 기장들을 불러 이 14명에게 대형 제트여객기 조종술을 가르칠 것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이들이 조종술을 배운 뒤 어떻게 됐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예의바르고 좋은 매너를 지녔으며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이었으나 자신들이 성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계속 말하는 "이슬람 광신자들"이었다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한 소식통은 "이들이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일을 하려고 훈련을 받은 것이 아님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라술 기장은 이들이 탈레반과 함께 전투를 했거나 탈레반 정권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아들들로, 중동과 파키스탄, 아프간 등 여러 지역 출신이었다고 밝혔다.
신문은 라술 기장의 말로 미뤄 탈레반 정권이 빈 라덴의 알-카에다 조직에게 조종사를 훈련시킬 수 있도록 아프간 항공사 직원과 유엔의 비행금지조치로 발이 묶여있는 여객기들 가운데 보잉기 3대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술 기장은 영어를 할 줄 알았던 7명은 교육시간중 조종술 교습서를 페르시아어, 우르두어, 파시토어 등 아프가니스탄내에서 사용되는 언어로 번역해 다른 교육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14명은 교실에서 강도높은 훈련을 받은 뒤 바미얀의 군사비행장에서 이슬람칸이라는 이름의 파키스탄 퇴역장교 등 또다른 3명의 조종사들로부터 조종술 교육을 받았다.
라술 기장은 이같은 사실을 폭로한 뒤 탈레반의 보복을 피해 은신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