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일 항공기 피랍 테러를 저지른제1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권의 협상제의를 거부하며 탈레반에 대한 압박을 계속했다. 탈레반은 이에 맞서 남부지역 부족 대표들을 끌어안으며 전직 국왕 지지세력 및 야당 분쇄작업에 들어가는 등 미국의 공격에 대비했다. 이런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탈레반에 대한 군사 행동에 앞서 아프간 난민을 위한 수백만달러의 구호조치 계획을 승인했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국이 빈 라덴이 이번 테러에 연루됐다는 확증을 제시하면 협상을 할 수 있다는 탈레반측의 제의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거부했다. 카드 실장은 이날 폭스TV의 폭스 뉴스 선데이에서 "그들은 빈 라덴 뿐만 아니라 알-카에다 조직의 모든 조직원을 인도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정부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수천명의 아프간 난민이 탈출한 파키스탄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새로운 원조계획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뉴욕 타임스는 원조 금액이 약 1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일부 관리들은 구체적인 액수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이날 남부지역 부족 대표들에게 호스트, 파크티아, 파크티타 등 3개주의 요직을 줄 방침이라고 아프간이슬람통신(AIP)이 레흐마트 와히디아르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호스트는 빈 라덴의 테러요원훈련소가 있는 지역으로 미국이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을 가했으나 파괴하지는 못했었다. 탈레반의 이런 권력 분점 방침은 북부동맹과 자히르 전 국왕 등 야당 세력의 확장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슬람회의기구(OIC)는 테러에 대한 원칙적인 비난은 계속했으나 회원국의 테러 자금원 색출과 지원 차단을 의무화하는 유엔 결의안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또 이란의 알리 샴하니 국방장관은 미국이 아프간을 공격하기 위해 이란 영공을 이용한다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탈레반을 간접 지원했다. 한편 아프간 야당에게 전달될 것이 확실시되는 러시아 무기들이 타지키스탄공화국 수도 두샨베에 도착했다. 러시아는 지난 수년간 아프간 야당측에 무기를 공급해 왔으며 타지키스탄공화국 주둔 2만5천 병력으로 아프간 국경 경비를 지원해왔다. (워싱턴.이슬라마바드 AP.AFP=연합뉴스)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