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군대는 계급도 군복도없다. 오로지 알라의 부르심 만이 있을 뿐이다" 28일 파키스탄-아프간 접경도시 페샤와르에서 아프간 군부에 정통한 현지 파키스탄 소식통의 도움으로 어렵게 전화 접촉이 이뤄진 아프간 잘랄라바드-아사다바르합동사령관 물라 아크다르 하카니는 탈레반 군대 내부의 항전의지를 이렇게 전했다. 다음은 하카니 사령관과의 일문일답. --전쟁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물라 압둘 라흐만이 직접 나섰다. 그가 연설하면서 10대 소년들부터 50대 노인들까지 모스크로 몰려와 무기를 잡았다. 라흐만이 잘랄라바드에서 연설하자 주민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운집해 연호를 보냈다. 새로 들어온 무자헤딘(전사)들에게도 모두 중화기가 지급돼 이제 전쟁준비를 완벽하게 갖췄다. 미국이 개전을감행한다면 소련처럼 비참한 결말을 맞게 될 것이다. (현지 소식통은 물라 압둘 라흐만이 오사마 빈 라덴의 측근 중 한명으로 아프간내에서 유명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아프간 내부에서 일부 사령관들이 반군쪽으로 등을 돌리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 명령체계에 문제는 없나. ▲현재 상황은 분명히 비상이다. 하지만 우리 사령관과 무자헤딘들은 철두철미한 준비태세로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tightly vigilant). 우리는 수년간을 준비해온 강한 군대다. 산악과 민감한(sensitive) 지역에는 대공포와 스팅어.스커드 미사일, 자동화기 등이 배치된 지 오래다. --주민들이 강제징집령을 피해 도시를 빠져 나가고 있다는데. ▲(강제성을 부인하는 태도로) 그들은 자발적으로 모스크로 와서 무기를 잡았다.우리는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모두 미국 침략자들을 무찌르겠다는 항전의지로 가득찬 사람들이다. 10대 소년들도 있고 50대를 훨씬 넘긴 사람들까지 있다. 최근까지내 관할지역에서 새로 모집된 전사들만 1만2천명이다. 기존에 1만명의 전사들이 있으니까 총 2만2천명이 잘랄라바드와 아사다바르를 지켜낼 수 있다. --주민들 생활은 어떤가. 식량이 부족하지 않나. ▲아사다바르에 약간 물자가 달리고 있지만 주민생활은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교역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식량도 충분히 비축돼 있다. (현지 소식통은 하카니 사령관이 하피스 무하마드 잘랄라바드 시장과 같은 관저에서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대지휘와 주민통치를 같이 관장하고 있다는 뜻이다.하카니 사령관은 아프간내 전략거점 중 한 곳인 난가하르주 주도 잘랄라바드와 쿠나르주 주도 아사다바르의 전략 지휘책임을 맡고 있다) --수도 카불과 남부 칸다하르(탈레반 근거지)의 상황은 어떤가. ▲평온하다. 아마 잘랄라바드처럼 반미시위가 계속되지는 않을 거다. 잘랄라바드에서는 매일 주민들이 몰려나와 미국 타도를 외친다. 카불은 그렇지는 않겠지만문제는 없다. 우리의 전쟁준비는 완벽하다. (이슬라마바드.페샤와르=연합뉴스) 옥철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