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5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 전복에 관심이 없고 정의의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아프간 국민들에게 지난 11일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을 사주한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응징하도록 도와줄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日郞) 일본 총리와 회담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우리는 국가건설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혀미국이 빈 라덴을 비호하고 있는 이슬람 과격파 탈레반정권의 타도를 모색하지 않고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임무는 테러리스트들을 색출, 정의에 회부해 뿌리뽑는 것"이라고말하고 이 임무수행을 위한 최선의 방법중 하나는 탈레반정권에 염증을 느끼거나 아프가니스탄에 머물며 억압적인 탈레반정권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빈 라덴에 지쳐있는 "아프간 시민들의 협력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1996년 내전에서 탈레반에 정권을 빼앗긴 북부동맹의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일부 지역에서 반(反)탈레반 감정을부추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된 미국의 어떠한 행동도 한 정권을 또다른 정권으로 교체하기 위한 것은아니라면서 미국은 탈레반 정권의 전복을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전복'이라는 단어는 어떤 정부를 다른 정부로 갈아치운다는정치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지적하고 "목표들이 그러한 의미에서 정리되지는 않았으며 현재의 목적은 사람들을 테러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테러리스트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는 탈레반 정권을 응징한다는 당초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탈레반이 현재 테러분자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가 탈레반정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키로 결정한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환영했다. 그는 그러나 사우디 정부의 단교결정으로 탈레반정권을 승인하는 유일한 국가로남게 된 파키스탄에 대해서는 미국이 앞으로 취할 행동으로 어떠한 결과가 빚어지더라도 "안정된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을 뿐 파키스탄정부에 탈레반과의 관계단절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또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국제적인 동맹을지지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일본은 미국의 테러전쟁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미국이 테러 전쟁에 돌입할 경우, 일본은 의료 지원과 난민 원조 및 군사력 동원시의 보급품 수송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부시 대통령은 이날 지난 11일 발생한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동시 테러공격사건을 수사중인 연방수사국(FBI)의 워싱턴 본부를 방문, 수사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의회에 도청, 압수수색, 자산 압류 및 용의자 구속 등 테러와의 전쟁과관련한 사법권을 확대해 줄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