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10년간 대(對) 테러 예산을 배가하고, 정보요원 수를 5배로 증강하는가 하면 테러범들에 대한정보 수집을 위해 조직도 정비했지만 지난 11일의 테러는 FBI가 여전히 적잖은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紙)가 24일 지적했다. 신문은 9.11 테러는 FBI가 준비가 돼있지 않았고 장비가 낙후됐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실제로 중앙정보국(CIA)이 9.11일 참사가 있기 2년 전부터 미국에 잡입하려하거나 이미 잠입했을 수 있는 약 100명 가량의 오사마 빈 라덴의 측근에 대한명단을 FBI에 제공했으며, 지난달 23일에는 이번 펜타곤 테러를 주도한 크할리드 알-미드하르와 나스와크 알하즈미 등 두명의 이름까지 통보했지만 FBI는 이들을 찾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FBI가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 컴퓨터들은 테러범들이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인터넷접속 성능면에서도 떨어지며, 그 동안의 테러계획에 대한 자료들도 쌓였지만 이를해독할 수 있는 요원들도 태부족인데다, 아랍출신 요원들은 물론, 용의자들과 인터넷 사이트와의 연관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베테랑도 극히 적은 수에 그치고 있다고신문은 꼬집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보기관들, 특히 FBI와 CIA간의 정보교환 역시 고질적인 문제로, 국가테러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FBI가 "급하지 않은 테러범들에 대한 정보 교환에 인색하다"고 비난하는 한편, "훈련 및 경험 부족으로" 정보가 있어도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지 모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공개했다. 이후 정보기관간 정보교환 사정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앞서 2명의 펜타곤 테러용의자건은 FBI가 신속한 대응과 예방에도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이 확대되고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가능성이높아지면서 FBI가 아랍어를 알고 그들의 문화에 정통하며 모호한 정보를 즉각 해독할 수 있는 요원들의 선발에 큰 문제 안게됐으며, 실제로 지난 1993년 세계무역센터(WTC) 테러때도 FBI가 관련 정보들을 사전 입수했지만 일부 아랍어로 된 부분들을해독하지 못해 참사를 당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FBI가 보유하고 있는 1만3천대 이상 컴퓨터의 대부분 역시 4년~8년된 것으로 현재 컴퓨터 현대화를 위한 2억4천200만달러 규모의 3개년 계획이 진행되고 있지만 개선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일부 요원들이 기록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 FBI 요원의 약절반이 지난 93년 테러 이후 선발된 요원으로, 나머지는 93년 이후 체계화된 교육을받지 않은 사람들로 구성돼 있는 것도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전직 FBI 간부는 특히, "정보를 분석하는 비정규 요원보다 정보를 수집하는요원들을 우선시 하는 카스트제도가 FBI에 구축돼 있다"고 비난했다. 분석요원들은일부 FBI 지국에서는 야근 전화 교환업무 등에도 동원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워싱턴 = 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