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군사공격에 반발한 인도네시아 과격 이슬람단체들이 보복에 나서 현지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슬람방어전선(FPI)을 비롯한 과격 이슬람단체 요원 수백명은 23일 중부 자바수라카르타 소재 호텔들을 돌며 미국인 투숙객 색출에 나섰다고 현지 언론들이 24일보도했다. `반미테러군'으로 자칭한 이 요원들은 각목으로 무장한 채 사히드 라야 호텔을 비롯한 4개 고급 호텔에 들러 최근 수일간 미국인 투숙 여부를 확인, 외국인이 없는것으로 드러나자 되돌아갔다. 이들은 또 "아프가니스탄이 공격받을 경우 미국과 동맹국 국민들은 수라카르타에서 강제 추방될 것"이라는 내용의 경고문이 적힌 포스터를 호텔에 부착한 뒤 차량과 오토바이를 이용해 다른 장소로 옮겨갔다고 호텔 관계자들이 전했다. 경찰은 FPI 외에 라스카르 산트리, 준둘라, 알 이슬라, 하와리윤, 히스불라, 살라마 등 과격 이슬람단체 소속 요원들이 미국인을 색출, 물리적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들의 동향 감시에 들어갔다.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을 대거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과격 이슬람 단체의 테러 공격을 우려, 안전대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국계 석유회사 칼텍스 퍼시픽 인도네시아의 렌빌 알머치어 대변인은 23일 돌발적인 봉변을 당하지 않으려면 가급적 자택이나 공장 숙소를 떠나지 말도록 외국인 직원들에게 당부했다고 밝혔다. 또 수마트라 동부 리아우 소재 주요 시설물 출입문을 통과하는 모든 사람들의 신분증을 정밀 확인토록 했으며 군과 경찰에 유전 경비를 강화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알머치어 대변인이 설명했다. 이 회사는 하루 평균 130만배럴씩 생산되는 인도네시아 전체 원유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직원 5천200명가운데 외국인은 120명이다. 인도네시아 최대 가스 생산업체 엑슨모빌도 테러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직원 50명의 안전보호를 위해 특별조치를 취했다고 줄리아 투멩콜대변인이 밝혔다. FPI를 비롯한 과격 이슬람 단체들은 최근 미국이 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체포를 빌미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 경우 미국 시설물과 사람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로버트 겔버드 미국 대사는 경찰에 안전보장을 요구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