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서 지난 89년 공산정권 붕괴 이후 4번째로 실시되는 자유총선에서 좌파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폴란드전역에서 총선 투표가 실시됐다. 이번 선거의 공식 결과는 오는 25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선거전 여론조사에서 민주좌파동맹(SLD)과 노동연합(UP)이 연대한 좌파연합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으로나타나 지난 97년 총선에서 현집권당인 솔리대리티(연대)선거행동당(AWS)에 패배,정권을 상실한 좌파가 정권을 탈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군소정당 연합체인 AWS는 지난해 진보성향의 자유동맹(UW)이 연정에서 탈퇴한데 이어 이번 선거를 앞두고 솔리대리티 노조 등 상당수의 군소정당이 떨어져 나가의석 획득에 필요한 8%의 지지율도 얻기 어려울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지난 90년 폴란드 공산당의 후신으로 창설된 SLD는 서구식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제도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총리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레스제크 밀러 SLD 당수는 독일 사민당이나 영국 노동당과 같은 중도좌파적인 정책을 통해 폴란드의 서구화를 앞당기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밀러 당수는 특히 오는 2004년 폴란드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성사시키기 위해강력한 재정안정 정책을 폄으로써 EU 가입 기준을 충족할 것을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3년 집권했던 SLD도 경제개혁을 1순위의 목표로 추진했으나 실제성과는 미미했으며 특히 국유기업 민영화와 공공재정 분야의 개혁에 실패함으로써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아 97년 선거에서 정권을 상실한 바 있어 다시 집권하는 SLD가얼마만큼 개혁에 성공할 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지적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