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첫 공격은 언제 시작될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행동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에 대해서도 '테러비호와 분쇄'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행동시기에 대해선 어떤 언급도 회피했다. 테러와의 전쟁은 분명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지만 '첫 총성' 시기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ABC방송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순방기간인 22∼27일에는 보복공격이 없을 것이라고 23일 전망했다. 반면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인용,미국이 앞으로 2∼3일 안에 빈 라덴이 은둔중인 지역과 아프간 군사시설에 대해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빈 라덴에 대한 정확한 정보,군사적 요소,날씨,경제요인 등을 공격시기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겨울과 라마단=스티븐 플래너건 국방대학 국가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빈 라덴 체포와 알카에다 조직 와해에는 많은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며 "단기적 기습의 경우 아프간 기후와 라마단과 같은 종교적 요소를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달쯤 후면 본격 시작될 겨울철 폭설은 미국의 작전수행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1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금식월에 공격할 경우 이슬람 진영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다. 케네스 폴락 전 국가안보회의 간부는 "현명한 방법은 내년 봄까지 공격을 늦추는 것으로 이 경우 엄청난 정보가 모이고 미국은 병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탈레반 정권 전복 여부=탈레반 정권 전복 여부는 첫 공격 시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부시 대통령은 아직 미국이 정말 탈레반 정권을 전복시킬 의도가 있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탈레반 정권 타도를 원한다면 압도적인 지상군이 필요하며 이 경우 대규모 지상병력을 배치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반면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그냥 응징하기만을 원한다면 기동성이 뛰어난 소규모 특수부대나 공습을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아시아 순방·미국 경제=3주일 앞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여부도 공격시기를 결정하는 변수다. 부시 대통령은 21개 아시아국 지도자들과의 회동을 반테러 전쟁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얻기 위한 기회로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내 보복공격 여론을 감안,그 이전에 공습을 감행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 경제도 변수다. 워싱턴 정가에 나도는 수십개의 공격 시나리오중 하나는 급속히 가라앉는 경기때문에 첫 공격이 빨라야 한다는 것이다. 새뮤얼 샌디 버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국민들이 냉장고를 사기보다는 TV에 눈과 귀를 고정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감을 잡을 때까지는 불확실성만 존재하므로 구매심리나 건설경기가 얼어붙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군사·정보력=국제전략연구소의 코즈먼 연구원은 "광범위한 군사목적에서 라마단과 같은 2차적인 문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핵심문제는 아군의 부수적 피해를 줄이면서 공격효과를 극대화하는 기회가 언제인가"라고 강조한다. 앤서니 지니 전 미 중동사령관은 빈 라덴과 같은 적은 은신처를 빠르게 바꾸기 때문에 국방부 기획자들은 특정 순간에 빈 라덴이 있을 법한 장소로 병력을 언제든지 급파할 수 있는 배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달아나고 있는 이런 종류의 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라고 강조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