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계획을 규탄하는 시위와 집회가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발생했다. 동부 자바 주도 수라바야에서 22일 이슬람학생행동전선(KAMMI) 소속 대학생 200여명이 미국 총영사관으로 몰려가 아프가니스탄 공격 반대를 주장하며 1시간동안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이날 "미국은 최대 테러리스트다. 부시는 테러 괴수다. 이슬람은 테러리스트가 아니고 영웅이다"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경찰 저지선을 넘어 총영사관 정문까지 진출했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중부 술라웨시 주도 팔루에서는 이슬람 대학생 수십명이 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라덴 체포를 빌미로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준비중인 미국에 항의, 도심에서 성조기를 불태우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시위 주동자 아즈바르 압둘 카디르는 "이번 시위는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형제들에 대한 지지를 과시하기 위한 자발적인 행동이다. 우리는 부시의 위협앞에서 침묵할 수 없다. 미국에 대항해 지하드(聖戰)를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미국과 이스라엘이 만든 제품을 사용하거나 구입하는 것은 그들에게 이슬람인들을 죽이는데 사용될 총탄을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두 나라 제품의 불매운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앞서 인도네시아이슬람학생연합(PII)과 대학이슬람학생연합(하마스) 소속 대학생 수십명은 지난 21일 자카르타 소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미국의 이슬람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성조기를 불태웠다. 과격 단체 이슬람방어전선(FPI)은 21일 성명을 발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경우 인도네시아내 미국 시설물은 물론, 미국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겔버드 미국 대사는 이날 경찰청을 방문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에 동조하는 과격 단체의 테러 위협을 차단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경찰은 대사관 공관을 비롯한 주요 미국 시설물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